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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익숙한 하루를 다시 배우다

에필로그

by 소선

익숙함 속에서 나를 다시 꺼내보며


어느 날 문득, 삶이란 게 참 조용히,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출근길에 눈을 비비며 손을 흔드는 아이,

밥은 먹었냐는 부모님의 안부 전화,

“조금 이따가”라는 말로 미뤄진 대화들.

익숙하고 평범해서 소중함을 자주 잊게 되는 순간들.


나는 그런 날들의 조각들을 주워 담고 싶었다.

누구나 겪지만, 누구나 다 적어두진 않는 마음들을.

어쩌면 나만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감정이 지나가는 풍경이기도 하기에.


이 글을 쓰며

나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더 깊어졌고,

부모님께 전화를 거는 손끝이 조심스러워졌으며,

나 자신에게도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라고 살며시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완벽해지려는 사람이기보다,

매일 조금씩 더 따뜻해지려는 사람이고 싶다.

서툴고 모자라지만, 그걸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이 기록은,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자라나는 마음의 흔적이었다.


익숙해서 소홀했던 하루들,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줄 알았던 마음들,

그리고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랐던 진심들.


나는 바란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이 자신의 하루를 더 사랑하게 되기를.

그리고 당신이 살아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그렇게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살아가는 중이니까.


화면 캡처 2025-05-09 133119.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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