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음악 #1

by 승아

나는 너를 생각해, 하는 직설적인 고백도

나는 너를 구름처럼 생각해, 하는 에둘른 고백도

고백은 고백이라는 이유만으로 듣는 이의 마음에 성큼 다가와 순식간에 스며든다. 이처럼 숨겨둔 마음과 감춰둔 비밀 따위를 전하는 일종의 고백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주변을 구른다. 말, 글, 이미지나 소리와 함께. 나는 그 중 소리에 가장 민감한 편이다.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귀와 마음을 기울이곤 한다. 누구를 향해 전하는 마음일지, 어떤 형태의 가면을 쓴 비밀일지, 음표와 음표 사이의 진동에도 물음표를 달곤 한다. 그냥 흘러가는 진심같은 것이 없도록 촘촘하고 촘촘한 그물을 귓바퀴에 건다.


아무튼 시리즈를 읽으며 전공이 아닌 철저히 본인의 흥미와 관련된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잘하는 것과 별개로 좋아하는 행위만 가지고 있는 특유의 반짝임을 자주 목격했었다. 그럴 때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는 무엇에 대해 이만큼 적어볼 수 있을까. 100번의 기회가 있다면 100개의 다를 경험을 풀어낼 수 있는 한 토막은 무엇일 될 수 있을까. 그렇게 거듭해서 고민을 하던 얼마의 시간과 함께 나는 <아무튼 음악>의 저자가 되었다. 만들어진 길 따위는 없는 허허벌판의 종이 위라도 음악만 있다면 얼마든지 꽉꽉 채울 자신이 있다.


나는 대부분의 일상을 어떤 음악과 함께한다. 쉴틈이 없는 귀는 내가 가진 기관 중 가장 행복할 것이다. 하고 있는 일의 효율을 가장 높혀주는 음악들. 가지고 있는 감정을 가장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음악들. 그런 곡들을 읊고 있으면 나는 생각보다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 너무 익어버린 복숭아처럼 주변의 상황에 따라 쉽게 달라지는 순간의 노래들. 일의 종류, 그 날의 기분, 그 때의 계절, 머무는 장소들이 콕콕 날아와 지금과 가장 적절한 노래를 재생시키는 능력은 무른 복숭아 중 그 순간, 내가 찾던 복숭아를, 가장 정확하게 찾아낸다. 나는 그렇게 순간을 음악에 담는다. 지금과는 불가분한 음악을 찾아 들으며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을 녹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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