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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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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Jun 13. 2021

능선을 넘어

보이 생차, 우리기 어려운 차와 알아보기 어려운 차

능선을 넘어

1.

보이 생차에 점점 빠져드는 이유는

햇차일 때는 녹차의 향기로움이 있고 익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우며 무엇보다 풀바디인 차가 대놓고 존재하기 때문.


맹해 지역의 포랑이나 반장 쪽 차를 좋아하는 것도 바디감 있고 탄탄하고 밸런스 좋은 차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기가 강해서 자주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데일리로 무난하게 마시기 좋은 건 임창 지역인 듯.


보이 생차 처음 마실 땐 쓰고 떫음이 강해서 음? 이걸 어떻게 마시지 했는데

마실수록 매력 있고 차의 밀도, 바디감, 무게감, 물질감, 꽃향기들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차 마심의 종합판 같은 느낌이랄까. 보이 생차만의 매력이 있다.



2.

개인적으로 우리기 어려운 차는 온도와 도구를 섬세하게 타는 차, 인데

사실 맛있는 차는 뭘 해도 맛있기 때문에 보통은 맛없는 차가 우리기 까다롭다고 생각함.


하지만 종종 그 까다로움을 넘어서야만 맛있는 차들이 있어서 어려움.

차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어느 정도까지 끌어내느냐의 문제까지 들어가면 복잡하고. 그래서 대충 우리면서 산다....


알기 쉽고 맛있고 우리기 편한 차가 구입하는 입장에선 제일 이상적인 듯.

품평하는 즐거움이 있긴 하지만 정말로 품이 높은 차는 알아보기 까다롭더라.

마시면서 아 이거 좋은 차인데 알아보기 어렵네, 라는 생각이 절로 나옴.


정말 정말 차품이 높은 차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럴 깜냥이 안 돼서.



3.

꽤 오래됐지만 차 마시는 데 뭔가를 하나 넘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차품을 좀 더 알아볼 수 있어진 점은 좋으나 예전에 좋아했던 브랜드의 제품을 예전만큼 좋아할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쉽다.

차품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그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아쉽게 느끼게 된 것 같다.



아마 제일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차도 지금 마시면 또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다원차라 일기일회의 만남이었으므로 좋았던 기억으로만 남겨 있을 테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시간이 지나면 입맛이 변하는 것처럼 차 취향도 그렇게 변해간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지금 나에게 맛있는 차를 충분히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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