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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금술 스토리텔러 Oct 07. 2022

답글 쓰는 방법을 몰라

귀한 피드백에 감사드려요^^

Eunsil님 귀한 피드백 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답글 쓰는 방법을 몰라 이렇게 적으니 양해 부탁드려요. 


떠날 이유는 그 무언가의 사연을 지니고 있었답니다. 

여러 사정으로 핵심적인 사건을 강제로 누락을 시켰더니 

예리하게 캐치를 하시네요. 


사실은 어떤 소식으로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어요.

그 사건은 제 심장을 관통하면서 수문을 열어버렸지요. 

그리고 그것은 어디론가로 떠나도 되는 구실이 되었어요. 


눈물은 억지로 흘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안으로 담아만 두니 넘쳐 버린 것이었어요.  


슬픈 일을 슬프다, 기쁜 일을 기쁘다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습관이 

오래도록 지속되니 감수성이 메말라 버렸어요; 고갈될 수밖에 없었겠지요;

제 상처를 위로해주기 위해 자생적으로 눈물이 흐른 것이었어요. 


성경에 보면 가나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사건이 있죠.

잔칫날 포도주가 떨어진 것은 낭패 중에 낭패잖아요. 

감수성이 메말라 버린 제 삶도 황폐해졌어요;


지나치게 건조해진 마음에서 나오는 냉랭한 태도는 잔치 자리를 망치기 십상이죠. 

전 여전히 너무 단단했던 것 같아요. 

그 단단함을 해체시키기 위해 다이너마이트급 충격이 온 것 같아요. 

덕분에 눈물이라는 물꼬가 트인 것이죠. 

저는 떠나야 하는 이유를 강제로라도 찾은 게 분명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표현하는 부분도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 말은 작위적 표현이 아니에요. 

울지 않기로 작심한 사람이 되었으니 의식으로 인정할 수 없었던 거였어요. 

세상에 이유 없는 울음이 어디 있겠어요. 슬픔을 인정하지 못할 어떤 고집이 있을 뿐이죠. 


제 경우에 기쁨이라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했어요. 

기쁜 일이 있어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불안한 상황을 가져와서 그 순간의 기쁨을 디스 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런 일은 다른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먼 이야기처럼 여겼죠. 

그러니 반대 편에 자리한 슬픔도 생경스러웠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하게 공감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을 거예요.

그것은 혹시 어순이 뒤바뀐 것처럼 주체와 객체가 바뀐 표현이 아니었을까요?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은 정작 저라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명분을 앞세우는 것 같아서 말이죠. 

그래서 그 부분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면 정확하게 보셨어요. 

그 부분이 바로 제가 성장해야 할 기만성의 지점이에요. 

뒤편에 조금씩 조금씩 헤쳐가면서 풀어낼 테니 기대해주세요. 


저에게 도움을 주고받아야 할 대상을 치환시키는 기만성이 있더라도

(그 당시에는 떠날 명분을 찾느라 그것도 몰랐지만)

그것 역시 성장과정에서 일어나는 미숙함으로 개발되어야 하는 것이죠. 


감사하게도 키다리 아저씨는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 저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계셨어요. 

앞으로의 글을 통해 대할 수 있으실 거예요.


Eunsil님의 예리한 피드백 덕분에 

아직도 감성과 친절한 설명이 부족한 제 글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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