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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Jan 07. 2020

농밀, 아름다운 기적

[문예 FOCUS]


[계간문예] 겨울호 I통권 58호I 출간 

                                                                          

                                                              출판부 간행 532쪽 값 15000원            

                                         


[계간문예] 겨울호가 나왔다. 전 문협이사장 출신 정종명 발행인겸 편집인(편집주간 차윤옥)이 이끄는 계간 종합 문예지다. 이번호로 58호를 출간한 저력만큼 중견 문예지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계간문예]는 한국문인협회와 같은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레 접한 인맥과 편집 노하우를 살려 본격 전문지로서의 문예지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 겨울호에는 다양한 기획과 특집으로 꾸며져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눈에 띄는 것은 계간문예 문학상 제5회 당선작을 발표했다.

<밤새 파랑치는 해변의 검은 모래들이/ 살을 깎으며 우는 소리 들은적 있는가//

별빛에 찔려죽은 시인의 혼인듯/ 삼백 광년 너머 짙푸른 카노푸스/

그 까마득한 별을 본적 있는가>로 서두를 시작하는 강외숙 시인의 <폐경기의 유배지 성산포에서>외 4편이 당선작으로 선정 발표되었다. 익숙한 것과 식상한 것들이 넘치는 오늘의 현실에서 우선 참신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격 전문지로서의 종합문예지 표방,-탄탄한 입지

자체 문학상 발표, 기획 특집으로 읽을거리 풍성


기획특집으로 ‘애송시’와 ‘짧은 명시’가 소개 되었고, 나태주 작가(시인) 특집도 눈길을 끈다.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마음은 

낙엽을 몬다>(대숲 아래서) 나태주 시의 단편성 평이성, 노래와 시 잠언과 시의 모호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깊이가 느껴지는 시도 소개되었다. 

시와 시조 편에는 강동수의 <모란동백을 듣는 밤>, 강별모의 <갈대밭에서>외, 기청의 농밀,

아름다운 불가사의>외, 박두순의 <불의 시대> 정이윤 <도시의 낙타> 혀영자 <기도>외 홍지은 <목어>외 등 비중 있는 작가의 신작 작품이 실려있다

  

애송시 편에는 백덕순의 <꽃지의 연인>, 이근배의 <겨울행> 정민호의 <노을풍경>과 정호승 한석산의 시가, 짧은 명시에는 권오은 <고독> 손해일 <벚꽃지다> 이영순 <어쩌나>가 눈길을 끈다. 

기획특집 ‘시집속에서 시를 찾다’에는 한국문단의 중견 원로의 작품이 보인다. 김용언의 <새집> 성춘복 <올 단풍놀이는> 이성교 <꿈의 숲> 등의 원숙한 작품이 보인다.

또 <계간문예> 부대행사의 일환인 해외기행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구순자 <아담의 창조>

구영례 <카잔차스키의 자유를 찾아서> 정인호의 <나폴리 가는길>등이 보인다.


그 외에도 수필가 정진권 선생 추모특집과 본지출신 작가 신작특집이 알차게 꾸려져 있다.

계간문예 신인상 시부문은 박수정의 <등대>외, 지강식 <땅의 연서>외, 수필부문에는 이종란의 <늙은 여우, 그때가 그립다>가 영예의 신인상을 차지했다. 

(글- 청사, 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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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문예] 겨울호 발표 작품


농밀(濃密), 아름다운 불가사의

-기청


갈대 꽃눈 나풀거리던 

동구 밖, 죽은 나무 등걸에 거짓말처럼, 

꽃눈이 돋는 저 명백한 기적을

내년엔 또 볼 수 있을까?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지나온 생애

구멍 숭숭 뚫린 낡은 그물이라 해도

엉성한 가시구멍 사이로

촘촘한 별이 뜨듯

더욱 농밀(濃密)해지는 삶의

아름다운 불가사의


일렁이는 노을빛 속으로 

얼비치는 어린 날의 꿈

자운영 꽃 붉은 논둑길 하염없이

굴렁쇠를 굴리는 소년

사라지는가 싶다가 하늘

훌훌 나는가 싶다가


다시 거대한 

흰 긴수염고래 신비의 입속으로 

열리는 낯선 우주의 허공 너머로

첫새벽의 맑고 빛나는

촘촘한 별이 뜨듯

성성한 별이 지듯.



다시 남한산성


여기 남한산  

날개 죽지 아래 살면서 

오를 때마다 남한산 높이가 

다르고 산성의 길이가 다르지만

거친 비바람 지켜 선

노송(老松) 솔향기는 변함이 없어


그날 둥둥 피 벤 백성의 소리

문득 오늘 

솔솔솔 솔바람에 실려 

알싸한 송화 가루 때 아닌 눈보라로

아득한 산성길 구비 구비

눈가에 어른어른 얼비치다


다가올 세기의 천년

가슴 벅찬 겨레의 노래로  

산성은 

그 지고(至高)한 혈맥의 길이로

어둠 몰아내는 빛의 천지 

겨레 아우르는 품의 넓이로

둥둥 새벽을 깨우는 법고(法鼓)소리로


다시 저 남한산성은

우리 기억 속 

꿈틀대는 청용의 풍모로

둥기둥 격조 높은 서기(瑞氣)로

  

녹슬지 않는 청동의 빛살로

떨치고 일어서리라 

산성이여, 

오 빛나는 조선의 무지개  

겨레의 숨결

겨레의 얼과 혼(魂)


썩지 않는

노송의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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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氣 淸)  시인 약력*****   

    

시인, 문예비평가  본명; 정재승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나의 춤’ 당선(1977)으로 등단

2000년 이후 주로 자유시 비평 칼럼 외 다수발표

온라인 소통 <시사 문예통신> 운영, 시집으로 <길 위의 잠>

<안개마을 입구>외, 시론집 <행복한 시 읽기>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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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의 詩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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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감상 길라잡이

‘행복한 시 읽기' 출간 화제

                   

             시인이자 비평가인 기청 시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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