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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May 26. 2020

할머니와 거머리

할머니와 거머리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한 모금 자유의 물

한 모금 공기나 햇빛이 그립던

그 날의 할머니들


모진 제국주의 거머리 피해

그래도 내 조국 하늘

파란 눈물 붉은 울음이라도

그나마 실컷 토해내고 싶었지만


사람 사는 세상 외치며

정의 기억 앞세운 거창한 간판에 속아

그들 하라는 대로 재주를 부렸지만

한 방울 마지막 붉은 체액까지 

모질고 독한 거머리떼


해가 들지 않는 진흙탕 무논에는

우루보로스)의 뱀처럼

물고 물리는 이념의 거머리떼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의 비호 받으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오늘이 

그날 같은 할머니들

아직 목이 마른 한 모금

자유의 물 그리운.



주) 우루보로스; 무한을 상징하는 신화속의 뱀

자기 꼬리를 물고 우주를 감싸는 것은 우주를 집어삼키는

악마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필자 기청-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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