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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Jan 30. 2021

영혼의 목소리

-The Hill We Climb

[이슈 에세이]


권력이 부패하면 시는 깨끗해진다

-기청(시인 문예비평가)


새해를 카운트하던 설렘은 어디 갔는가? 해가 바뀌었다지만 우리 일상은 변함이 없다. 바이러스에 묶인 일상은 막힘과 불안 불통의 연속일 뿐이다.

우리의 정치재난은 어떤가? 여전한 이편저편의 아귀다툼과 이전투구(泥田鬪狗) 뿐이다.

다가 울 4월 보선은 참신한 인물의 부재, 이슈의 부재, 정책의 부재로 혼미 혼돈의 수렁을 헤메고 있다. 왜 보선을 해야 하는가? 그 원인에 대한, 원인을 제공한 여권의 진정한 반성과 성찰 없이 ‘재밥‘에만 눈이 멀었다.

이전처럼 권력의 줄을 들이대고 국민세금의 힘을 표로 환산하려는 얄팍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 그리운 희망의 목소리

 

새해 들어 그나마 희망을 보여준 것은 미대통령 바이든의 등장이다. 이미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한 트럼프의 시대는 지켜보기에도 역겨운 혼돈과 무지의 시대였다.

드레곤은커녕 이무기도 못된 사악한 무리들이 날뛰는 문명이전의 야만과 원시였다.

그만큼 누린 탐욕도 모자라 백악관에 말뚝을 박으려 발악하는 모습은 인간이 얼마나 추할 수 있는가는 보여주는 극치였다.

그 혼돈과 무질서를 깨고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났다. 마치 “거북아 거북아 / 머릴 내어라 만약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저 고대시가 <구지가>의 극적인 한 대목처럼,

우리가 부러워해야할 이유는 자명하다. 비슷한 처지의 우리가 바라는 것은, 희망이고 새로움이다. 매일 떠오르는 찌들고 지린내 나는 그런 고물 불덩이가 아닌, 막 태어난 아기 얼굴처럼 해맑은 순수와 빛나는 두 눈을 가진(외눈박이가 아닌) 그런 온전하고 청량한 해가 부러운 것이다. 자유 평등 정의를 신뢰하고 흰둥이 검은둥이.

잘난 놈 못생긴 놈 가리지 않고 네 편 내편 가리지 않는 공존과 공생 통합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용기 있는 그런 해를 말이다.


권력이 부패하면 시는 깨끗해진다“


아만다 고먼, 무엇보다 22세 흑인 여성 시인의 축사가 감동을 주었다. 나이지라아 출신 노예의 후손임을 스스로 밝히면서 당차게 자작시를 낭송했다.

뉴욕타임즈 서평가 Dwight Garner는 그의 축시 낭송 장면을 이렇게 표현한다.

“언어가 타락한 4년 후-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을 때 마침- 고르만은 단단한 테이블스푼처럼 담백하고 평이한 미국인들의 말을 사용했다. 그리고 명쾌하게 귀에 듣기 아주 좋은 음조로 낭송해 주었다. 그녀의 손놀림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 같은 표현력이었다.” 그리고 위대한 시인 Robert Frost를 떠올리면서, 그의 도서관 건립 기공식 때 케네디 대통령이 했다는 연설을 아만다 고르만과 연결시켜 덧붙인다. “권력이 사람을 교만하게 할 때, 시는 그의 한계를 일깨워 준다. 권력이 인간의 관심 영역을 좁힐 때, 시는 인간 존재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일깨워 준다. 권력이 부패하면, 시는 깨끗해진다.”


참 의미심장한 말이다.시대의 역설이다. 정치인들이 더욱 새겨야 할 말이다.그런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바이든 부인이 도서관에서 고먼의 시낭송 장면을 보고 그녀를 초대했다고 한다.

그 잘나고 위대한 노벨상 수상자나 저명한 문필가나 정치인보다 아직 풋내기 시인을 선택했다. 하지만 명예나 평판을 넘어 미완성의 가능성을, 때가 낀 목소리보다 서툴지만 새로운 눈을 가진 새로운 목소리를 선택했다.

아만다의 조상, 노예로 박해받기 이전의 맑고 순수한 영혼이 DNA에 저장되어 때를 기다렸다가, 바이든의 취임에 맞춰 영혼의 소리로 발현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처럼 연출하고 조명으로 환(幻)을 조작하는 그런 위장술도 쓰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느낌 그대로 진실만을 전했다.

참신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골라낸 혜안, 그 덕분에 미국과 전 세게 사람들이 그 참신한, 당차고 희망에 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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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아만다 고먼의 축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 전문


(The Hill We Climb)

날이 밝으면 스스로 묻는다 / 이 끝없는 어두움에서 빛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 우리가 짊어지고 가는 슬픔 / 건너야만 하는 바다. / 우리는 시련에 용감히 맞섰고. / 침묵이 항상 평화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 그리고 공정한 것이 / 항상 정의가 아니라는 규범과 개념 속에서.

하지만, 어느새 / 새벽은 우리의 것. / 어떻든, 우리는 살고있고 / 어떻든, 우리는 역경을 겪고 목격했다. / 아직 완성되지 못했을 뿐, / 무너지지 않은 나라를. / 한 나라와 한 시대의 후계자인 우리가 / 그리고 노예의 후손으로 싱글맘 손에 자란 / 깡마른 한 흑인 소녀가 /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꿀 수 있는 / 대통령을 위해 시를 낭독하는 이 순간에도.

또한 그렇다 우리는 세련되지 않았다. / 완벽하지도 않다. / 그렇다고 우리가 완벽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 그래서 우리는 목적을 가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 인간의 모든 문화, 피부색, 성격, 조건에 헌신하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분투한다. /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우리 사이의 차이가 아니라 / 우리 앞에 놓여있는 모든 것에 맞춘다. / 우리는 분열을 종식 시킨다. / 왜냐 우리는 미래를 우선에 두고 /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 두 주먹을 내려놓는다 /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도록. / 우리는 누구에게도 해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화합을 추구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세상이 이것은 진실이라고 말하게 하자. / 슬퍼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성장했고, / 상처받는 동안에도 우리는 희망을 가졌다. / 지칠 때도 우리는 노력했다. /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것이고, 승리할 거고 / 우리가 패배를 결코 다시 모를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 분열의 씨를 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에.

성경은 우리에게 미래를 상상하도록 말씀한다. / 모두가 자신의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있어라. / 그러면 두려울 것이 없나니. / 우리가 우리의 시대에 부응한다면, / 승리는 칼날에 있는 것이 아니라, / 우리가 만든 모든 다리 위에 있나니, / 그곳이 약속의 땅이다. / 우리가 오를 언덕 / 우리가 감히 용기를 갖기만 한다면.

미국인이 되는 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자부심 이상이기 때문이다. / 그것은 우리가 발을 딪고 있는 과거고, / 그리고 그걸 어떻게 회복시키는가. / 나누기보다는 오히려 / 이 나라를 파괴할 수도 있는 힘을 우리는 보았다. / 만약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면, / 이 나라를 파괴시킬 것이다 / 그리고 이 노력이 거의 성공했다. / 그러나 민주주의는 주기적으로 지연될 수 있지만 / 결코 영구히 패배하지 않는다 / 이런 진실 속에서, / 우리가 신뢰하는 이런 믿음 속에서.

우리가 잠시 미래를 응시하는 동안 / 역사는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 지금은 단지 구원의 시대 / 우리는 애초부터 이를 두려워했다. / 우리는 그런 무서운 시간의 상속자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 그러나 그 안에서 우리는 힘을 찾았다. / 새로운 역사의 장을 쓰게 될, / 우리 자신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게 될. / 그래서 우리는 잠시 질문을 던졌다 / 어떻게 하면 재앙을 이겨낼 수 있을까? / 이제 우리는 단언한다. / 어떻게 재앙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었겠는가? /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거고, / 미래의 무엇을 향해 움직여 갈 거다. / 멍이 들었지만 온전한 나라, / 자비롭지만 대범한, / 맹렬하지만 자유로운 나라. / 우리는 위협 때문에 돌아서거나 /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무반응과 타성이 / 다음 세대의 유산이 될 것이고. / 우리의 실수가 그들의 짐이 될 것이므로.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 만약 우리가 자비와 힘을 합친다면, / 그리고 힘과 정의를 합친다면 / 사랑은 우리의 유산이 되고, /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다. / 그래서, 우리에게 남겨졌던 나라보다 / 더 좋은 나라를 남기자. / 청동처럼 뛰는 내 가슴으로 숨을 쉴 때마다, / 우리는 이 상처받은 세상을 놀라운 세계로 만들어낼 거다. / 우리는 서쪽의 금빛 언덕에서 일어설 것이다. / 우리는 바람에 휩쓸린 동북에서 일어설 것이다 / 우리 선조들이 처음으로 혁명을 깨달았던 그곳. / 우리는 중서부 주들의 호수테를 두른 도시들에서 일어설 것이다. / 우리는 햇볕에 그을린 남쪽에서 일어설 것이다. / 우리는 우리나라라고 부르는 구석구석에서 / 재건하고 화해하고 회복할 것이다. / 다양하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이 새로 태어날 것이다. / 날이 밝으면, 우리는 어두움에서 벗어나 / 타오르는 불빛 속에서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 새로운 새벽은 자유로움 속에서 피어난다. / 항상 빛이 있기에. /우리가 그것을 볼 수 있을 만큼 용감하다면 / 우리가 그렇게 될 수 있을 만큼 용감하다면.(아만다 고르만 2021/1/20)

번역/ 이계송 ( 재미수필가,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


영어 원문/

(The Hill We Climb)


When day comes, we ask ourselves where can we find light in this never-ending shade?

The loss we carry, a sea we must wade.

We’ve braved the belly of the beast.

We’ve learned that quiet isn’t always peace,

and the norms and notions of what 'just' is isn’t always justice.

And yet, the dawn is ours before we knew it.

Somehow we do it.

Somehow we’ve weathered and witnessed a nation that isn’t broken,

but simply unfinished.


We, the successors of a country and a time where a skinny Black girl descended from slaves and raised by a single mother can dream of becoming president, only to find herself reciting for one.

'Never been more optimistic': speeches, songs and celebrations cap Biden's inauguration day – as it happened

And yes, we are far from polished, far from pristine,

but that doesn’t mean we are striving to form a union that is perfect.

We are striving to forge our union with purpose.

To compose a country committed to all cultures, colours, characters, and conditions of man.

And so we lift our gazes not to what stands between us, but what stands before us.

We close the divide because we know, to put our future first, we must first put our differences aside.

We lay down our arms so we can reach out our arms to one another.

We seek harm to none and harmony for all.

Let the globe, if nothing else, say this is true:

That even as we grieved, we grew.

That even as we hurt, we hoped.

That even as we tired, we tried.

That we’ll forever be tied together, victorious.


Not because we will never again know defeat, but because we will never again sow division.

Scripture tells us to envision that everyone shall sit under their own vine and fig tree and no one shall make them afraid.

If we’re to live up to our own time, then victory won’t lie in the blade, but in all the bridges we’ve made.

That is the promise to glade, the hill we climb, if only we dare.

It’s because being American is more than a pride we inherit.

It’s the past we step into and how we repair it.

We’ve seen a force that would shatter our nation rather than share it.

Would destroy our country if it meant delaying democracy.

This effort very nearly succeeded.

But while democracy can be periodically delayed,

it can never be permanently defeated.

In this truth, in this faith, we trust,

for while we have our eyes on the future, history has its eyes on us.

This is the era of just redemption.

We feared it at its inception.

We did not feel prepared to be the heirs of such a terrifying hour,

but within it, we found the power to author a new chapter, to offer hope and laughter to ourselves.

So while once we asked, ‘How could we possibly prevail over catastrophe?’ now we assert, ‘How could catastrophe possibly prevail over us?’


We will not march back to what was, but move to what shall be:

A country that is bruised but whole, benevolent but bold, fierce and free.

We will not be turned around or interrupted by intimidation because we know our inaction and inertia will be the inheritance of the next generation.

Our blunders become their burdens.

But one thing is certain:

If we merge mercy with might, and might with right, then love becomes our legacy and change, our children’s birthright.

So let us leave behind a country better than the one we were left.

With every breath from my bronze-pounded chest, we will raise this wounded world into a wondrous one.

We will rise from the golden hills of the west.

We will rise from the wind-swept north-east where our forefathers first realized revolution.

We will rise from the lake-rimmed cities of the midwestern states.

We will rise from the sun-baked south.

We will rebuild, reconcile, and recover.

In every known nook of our nation, in every corner called our country,

our people, diverse and beautiful, will emerge, battered and beautiful.

When day comes, we step out of the shade, aflame and unafraid.


The new dawn blooms as we free it.

For there is always light,

if only we’re brave enough to see it.

If only we’re brave enough to be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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