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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Mar 01. 2021

우리 가슴 가슴마다의 魂을 깨웠네

[시와 현실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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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삼일절에-시인 기청

-대한 독립만세 102주년



그날이 왔지만

사람들 머릿속엔 그날이 없네

그날이 왔지만 사람들

머릿속엔 빨간 동그라미

공휴일만 기다릴 뿐

그날의 감격은 없네


아, 그날의 외침

吾等은 자에 아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차로써 세계만방에 고하야

인류평등의 大義를 극명하며--


떨리는 외침, 왜경의 총소리는

白衣의 가슴 가슴에 뜨거운 불길을 당겨

이 江山 뒤덮는 붉디붉은 진달래로

방방곡곡 끊이질 않는 아리 아리랑 가락으로

눈비에도 꺼지지 않는 동방의 횃불로

우리 가슴 가슴마다의 魂을 깨웠네


그날이 왔다지만

광복이 오고 족쇄가 풀렸다지만

여전히 독립은 머나먼 불빛


그날의 행적을 쫓아

묘비명도 없이 허물어진

초라한 묘지 속 뼈 조각 몇 개

그 마지막 안식의 잠까지

흔들어 깨우는

親日 反日 패거리 논쟁에 묻혀


그날이 왔다지만

눈부신 자유 민주라지만

여전히 쪽도 못 쓰는 허울만 주권

여전히 권력의 완장들만 컹컹 짖어대고

그날처럼 독립만세라도

목이 터져라, 대한 독립만세라도.




▲출전; 실시간 신작



필자; 기청(시인 비평가)



///窓과 倉 ///////


묘지 안에서도 잠 못드는 영혼


여권이 친일행위자 묘를 현충원에서 이장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야권은 '부관참시의 정치'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배00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모든 사람은 공과가 있다. 하물며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무덤을 파내고 모욕을 주는 보복의 정치는 반인륜적"이라며 "시대착오적인 부관참시의 정치를 하려면, 더 이상 국민통합은 입에 올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00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 눈물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집단이라지만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 수호자를 욕먹이고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는가"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패륜이다. 혹 그게 아니면 그대들의 조국은 '자유' 대한민국이 아니었던 것인가"라고 거듭 성토했다.

김00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선엽 장군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여당이 백 장군 등을 타깃으로 한 파묘 입법 절차에 돌입한 것"이라며 "여당 의원들의 강경발언을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도 파묘할 기세"라고 비판했다.

[미디어 기사 중에서]


▶나라 잃은 민족, 모두가 죄인이자 희생자


부관참시(부관참시)-소름 끼치는 말들이 난무하는 살벌한 세상이 되었다. 삼일운동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울분을 토해내고 민족의 가슴에 독립의 불씨를 심었다. 그 후유증 또한 대단했다. 수많은 애국독립지사들이 탄압을 받고 옥중에서 산화되기도 했다. 당시의 고통 못지않게 지금 오늘에도 그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친일파 청산이라는 구호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이념적 반대자를 적으로 몰아세우는 흑백논리가 판을 친다. 당시 서슬 퍼런 일제의 강압에 본의 아니게 부역을 하거나 글 몇 줄 썼다는 죄목으로 무조건 친일파 낙인을 찍는 건 가혹하지 않은가?

당신이 그 시간 장소에 있었다면 얼마나 당당하게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

당시 활동하던 주요 문인의 대부분이 이런 잣대로 친일파 명단에 올랐다.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로 현대문학의 싹을 틔운 육당 최남선을 비롯 시인군으로 주요한 김동환 모윤숙 노천명 미당 서정주까지, 소설가군으로 춘원 이광수를 비롯 김동인 유진오 유치진 이무영 정비석 채만식 이무영에 이르기까지 당시 유명문인 거의 모두가 이 올가미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그들의 문학적 업적까지 삭제 한다면 우리 근대문학은 맥이 단절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의 빛나는 문학적 성과는 오늘까지 정신적 연속성으로 이어져 광복과 오늘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집권층의 무능과 무책임이 애꿎은 백성을 일제의 노예로 전락시켰다. 단두대에 올라야할 사람은 친일파보다 집권층이 먼저다.

민족을 분열시키고 역사를 입맛에 따라 재단하는 이념의 맹신집단은 또 어찌할 것인가?

(글 청사-시인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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