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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Jun 14. 2021

풋내기에 짐 지운 '꼰대'들의 나라

-청사 정치비평


[청사 정치비평]


풋내기에 짐 지운 '꼰대'들의 나라


풋내기에 짐 지운 ‘꼰대‘들의 나라



"아주 큰 일을 하셨다. 훌륭하다"며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생각한다"며 극찬을 한 이는 누구인가?

겉으로 여유와 자신감을 보이는 점층 화법의 정치문법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모순이 느껴진다. 그런 ‘변화‘를 갈망하게 만든 장본인의 말이라면? 능청 아니면 유체이탈이 아닌가.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시작되었다고 난리다. 30대 중반의 젊은이가 제1야당 대표가 되었다고 화제꺼리다. 

신문마다 정치권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지금까지 정치라는 장치를,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알던 상식에 일격을 가한 통쾌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기성세대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노쇠한 정치 감각 때문에 나라가 홍역을 앓기도 했다. 덕분에 그 폐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국민이 떠맡는 참극을 빚기도 했다. 무슨 계파니 무슨 라인이니 하는 보스중심 계파주의가 세습되고, 구악은 새로운 신악을 낳는 모순의 무한반복이 당연시 되었다.


그런데 물어보자 무엇이 그리 즐거운가?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떤 변화 말인가? 지금까지의 이념대립 구조에서 세대 간 대립구조로? 이것이 새로운 변화인가?

내가 보기엔 외형상 대립구조가 바뀔 뿐이다. 새로운 갈등구조가 현현(顯現)한 것 뿐이다. 그동안 잠재되었던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또 하나의 혼란을 부추길 것이다.

신세대 당대표의 부상, 잘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오죽하면, 기성세대가 얼마나 못났으면, 이제 막 정치적 구상유취(口尙乳臭)의 풋내기에 짐을 지워놓고 박수를 치는 가? 어쩌면 잔인한 행패가 아닌가?


대립구조를 화해 상생의 신개념 모델로

젊음은 강점이지만 동시에 최대의 약점


미국을 보라. 바이든을 깊게 보라. 외형상으로는 신구세대 등장이 비교된다, 하지만 미국은 합리적 이성이 복원되고 있다. 트럼프의 분열과 혼란을 통합과 공생의 신기류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여전히 갈등구조의 혼란에서 헤매고 있다. 누가 바이든을 ‘꼰대’라 부를 것인가?

그는 정치판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이다. 하지만 그의 눈은 정의감에 불타고 혁신에의 열정은 두려움을 모른다. 여기에 분열과 사익추구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 뺏고 뺏기는, 약육강식의 정치정글에서, 그래도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인 지도자, 그의 숱한 실패의 경험이 만들어낸 지혜의 여유다. 패배한 쪽을 위무하고 소외된 계층을 돌보고 인종차별의 블랙홀에서 만인평등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지도자의 진정한 책무 아닌가?


그런 노장과 갓 정치에 입문한 정치신인, 참 대조적이다. 거기다 0선의, 의정활동 경험이 전무한 ‘풋내기‘에게 제1야당의 막중한 당권의 짐을 맡기고 박수를 치는 나라. 대단한 철면피 아닌가?

풋내기 농부에게 사과 꽃이 채 지기도 전, 열매인 사과를 내놓으라는 격이다.

앞으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인가? 다시 주저앉을 것인가? 그야말로 나라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국사를 눈앞에 내다보고 있는 시점이다.

이른바 신세대의 강점이라면 패기와 열정을 꼽는다. 순발력 추진력도 앞뒤 살피는 기성세대에 비해 강점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단점도 수두룩하다.

이성보다 감성을 앞세운다. 인내심 절제가 부족하다. 실패에 대한 책임, 성공에 담보할 어떤 신뢰도 없다.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것, 성공이란 달콤한 사과가 익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뿐, 어떤 대안이나 해법도 없다.


운동권 정권, 최대 패인은 분열과 공동가치 훼손

꼰대는 없다-진정한 변화는 의식의 혁신에서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꼰대’란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자학적이고 냉소적인 언어가 노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그 귀중한 것들을 송두리째 뭉개고 말았다.

물론 기성세대가 갖는 해악을 풍자적으로 비꼬는 말일 것이다. 그들의 뿌리 깊은 유교적 가치관, 권위주의, 장유유서, 기득권의 대물림, 이런 것들은 시대에 맞게 변화되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노인(기성세대)이란 이유로 무조건 배척하고 무시하는 풍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망국(亡國)의 지름길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는 시대정신을 포함하여 공존 통합이라는 대명제(大命題)에 부합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운동권 정권이 밀어붙인 위선과 ‘쪼개기‘ 식 대립구조로는 안 된다. 이런 흑백논리는 필연적으로 반발과 대립의 전투장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라는 큰 울타리에 국민이란 개체가 모두 포함되는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한다.

그것은 정의 평등 법치 권력의 견제가 필수적 가치로 존중 되어햐 한다.

문재인 정권의 패인은 그런 공동의 가치를 스스로 허물고, 분열 편 가르기에 몰두한 어리석음에 있다. 자기모순과 무지 무능 탐욕은 개혁이란 말로 포장될 수 없는 것이다.

제1야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극심한 갈등구조를 포용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통합과 공존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새로운 야당 대표에게 충고한다. 젊음이 강점이기는 하지만 최대의 약점이란 걸, 인정해야 한다. 갈등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대 계층 간 장점이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다.

얼마간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단견(短見), 실현되지 않은 환상에 빠져 우쭐거리지 말라, 지금 눈앞의 작은 성취는 내일의 더 큰 성공을 위한 독배(毒盃)라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글-기청(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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