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여인

by 니르바나

목이긴 여인/ 즉심시8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왜

목이긴 여인을 그렸을까?

기린이 되려 기지개를

펴다 사슴이 되려다 혹은

분홍빛 날개를 펴고 높히 솟아오르는

홍학이 되려다 생각이 바뀌어 이 가을 붉은 사과나무

제일높은 가지


욕망의 사과 한개를 따려다

마침 독뱀의 대가리를 건드려

선혈 뚝뚝 흘리는 여인

목이긴 원죄의 여인이

에덴 동산에서 쫒겨나기까지

목이긴 여인은

슬픔을 독약처럼 마시며

기나긴 꿈속의 꿈을 꾸며


낙조무렵 긴모가지를 한껏 뽑아 날아오르자

모딜리아니가 붓을 던지고

눈을 감는 바로 그순간 조명이 꺼지고

검은 막이 내려지는

길고도 짧은, 아름답고 슬픈

우리 꿈의 종말..


(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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