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겨울 시
-귓속을 휘젓는 침묵의 언어
첫눈이 오는 날
새까만 밤
사람들은 발바리처럼 웅크리고 모여앉아
눈먼 하늘을 치어다본다
까만 막장에서 검은 깃발을 펄럭이며
눈발은 연신 흩날리고
무어라 침묵의 언어, 징소리처럼 울리며
귓속을 휘젓는 침묵의 언어
아닌것 아니라고
막힌 귀를 뚫고 굳은 혀를 달구어
아닌것 죽어도 아니라고
까만 막장에서 검은 깃발 나부끼며
첫눈이 오는날
귀가 둟리고 입이 열리어
사람들은 비로소 해방의 광장으로,
하나 둘 봇물이 되고
분노의 깃발이 되어.
(시인 문예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