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는
길가에 어우러진 풀꽃을 그렸을 뿐이지만,
실상 그가 그린건 허공
풀꽃의 절묘한 곡선을 흔드는 바람
풀과 풀 틈으로 내비치는
존재의 그림자 아닌가
저 하늘을 찌르는 이오니아식
혹은 도리코식 웅장한 신전이라해도
보여주기의 무모한 탐욕일 뿐이지만
살아 숨쉬는 것들의
생기와 순간을 펄럭이는 깃발까지
실상 그가 그린건 풀꽃 너머 일렁이는 향수
무언의 손짓 아닌가
기청의 브런치입니다. 시인, 문예비평가 동아일보 신춘문예당선으로 등단, 시집 <길위의 잠> <안개마을 입구> 외 출간, 시 비평 칼럼 등 다수 발표 [시인과 문예통신]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