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행복한 시 읽기

by 니르바나

[詩가 있는 아침] 사막의 달

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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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승인 2018년 01월 21일 20:30 발행일 2018년 01월 22일 월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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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빈 허공에 떠서


깊은 바닥까지 비우고 비워내는


외로운 구도자



이 저녁 붉게 물든 노을


서걱이는 모래 위


할키고 간 바람 흔적도


이제 너의 너른 품안에서


순한 아기가 된다



내 젊은 날 빛바랜 꿈들이


모여 있는 사막 한가운데 작은


오아시스의 환영(幻影),


그 열대의 그늘에 누워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눈 부비며


꽃씨를 뿌린다


두터운 땅 낍질을 깨고나온 뿌리가


지구 반대편 어디쯤


꿈 많은 어느 눈먼이의 정원에


피보다 붉은 꽃을 피우랴



너는 텅 빈 허공에 떠서


사막과 사막의 거친 꿈까지도


잠재우는 외로운 구도자.




▶이글은 필자의 미디어 발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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