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 덩실 한가위 보름달

[포토 포엠]

by 니르바나

[중추절 보름달 시]

한가위3.jpg

어허 덩실 한가위 보름달

-기청


고향 추석 어머니-- 이런 말들이 어렴풋이 살아나고

일근 오복 정분 점순이 같은 또래의 얼굴

두둥실 떠오를 때 쯤 아, 팔월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그리운 이들 모든 얼굴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어허 덩실 한가위 보름달!!


저절로 부푼 달덩이 동산에 떠오르면

우리 푸른 꿈들이 남산 만하게 부풀어 올라

발을 동동 굴리던 동구 밖에는

어험 어험 낯익은 기침소리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 굶어죽은 걸신(乞神)들

포동포동 살진 보름달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


어허 덩실 한가위 보름달!!


고향 삼촌 작은 아재-- 이런 말들이

할매 할배나 일찍 죽은 친구들까지

스물스물 살아나고 시간이 뒷걸음치면서

우리 그날 푸른 꿈 부풀어 올라

팔월 한가위 맑고 밝은 중추절(仲秋節)

덩달아 두리둥실 부풀어 오른


어허 덩실 한가위 보름달!!


출전/ 미발표작


///////////窓 ///////////////////////////


우리 기억 속 추석은 일종의 집단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그런 신화일까?

그런 이미지는 시공을 초월하여 저장되고 다시 다음 세대로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이어져 DNA에 영구 저장 되어질 것이다

민족이란 이름이 살아있는 한, 하늘의 보름달이 떠오르는 한

지속되고 그대로 회자되고 또 다른 꿈으로 채색되어질 것이다

그것은 한국인의 신명과 그리움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힘들게 찾아가고 가족 친지와 만나고 기억속의 친구들과

마치 꿈속에서처럼 다시 만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그것은 현실의 고난을 잊게 해주고 위로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치유법이다 하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추억을 그대로 간직할 수밖에 없는 무상(無常)과도 직면하게 된다.

가고 오고 만나고 헤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한갓 꿈이요 거품이요

환상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게 될 때, 그는 더 깊고 푸른

깨달음의 호수로 빠져들게 될 것이지만,

(글 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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