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슈 칼럼

외신기자클럽 항변의 본질은?

시사이슈 칼럼

by 니르바나


[ISSUE COLUMN}


외신기자 클럽 항변의 본질은?


“재는 밉상이다 재는 장군이다 이만기 아들이다“ 한다고 버럭

화를 내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흥분하는 부모가 있을까?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은 비유(比喩)일 뿐,

표현자체는 문제가 없다 게다가 외신의 인용이라는 점에서 볼 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리 아닌가?

가리키는 달은 못보고 손가락 가지고 시비하는 형국이다

속 좁은 한국정치의 한계, 이성보다 감정으로 맞서는 한국 의회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147352_226660_3320.png


////////////////////////////////////////////////



말은 때에 따라 화(禍)를 불러온다 말을 하는 사람(발화자)의 의도가 잘못 전달되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하면 말의 표면적 의미(외연)와 속뜻(내포)을 잘못 이해하여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말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흔히 각종 수사법을 쓰기도 한다

문학작품이 아닌 일상어나 기사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쟤는 참 밉상이다“고 했을 때 화를 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 말의 뜻 즉

‘밉상’의 속뜻(내포적 의미)이 예뻐서 하는 말인 줄 알기 때문이다.


힘이 센 아이를 보고 “그 놈 참 장군 일세 이만기 아들이네 그려” 한다면

‘장군’ ‘이만기의 아들’은 모두 비유다 장군처럼 힘이 세다 이만기처럼 힘이 세다는 뜻이다

그런데 버럭 화를 내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한다면 참 황당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top spokesman)은 ‘김정은의 의도에 부합하는

생각을 가진‘ 즉 중재자로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편향된 견해를 가진 사람’의 의미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나경원 대표의 국회 연설중 문제의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표현은 외신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발화자에게 직접 책임을 따지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적절치 못한 것이다

언론보도의 인용으로 발화자의 직접 의사표현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은

비유(比喩)일 뿐, 표현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은 야당대표로서 못할 말이 아니다 국민의 대변자로서

상당수 “그런 우려를 갖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충고의 뜻이 담긴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도 달(속뜻)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외연)만 가지고 시비하는 것은 속 좁은 한국정치의

한계, 말만 번듯한 의회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문맥을 떠나 의중 속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다 밖으로 표현되지 않은 속마음까지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정치적

계산이 깔린 작심 발언을 했다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듣는 쪽에서도

똑 같은 계산을 하다 보니 문제가 커진 것이다 오히려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어떨까?


속 좁은 정치, 한국 의회 민주주의 한계


국회에서의 거친 항의 몸싸움도 모자라 윤리위원회에 서로 맞제소하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다

너무 많이 나가버린 것이다 게다가 외신기자에게 협박성(?) 당대표 논평을 내어 때늦은 분풀이(?)를

하는 것도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국가 원수 모독’이니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가 자칫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망령을 떠올리기도 한다 외신기자클럽에서 신변안전 위협을 문제 삼아

성명철회를 요구, 국제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때로 재난수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물론 이번 경우는 말 자체보다

서로간의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이지만 결과는 참담한 것이다

공인으로 어울리지 않는 말, 품격 없는 말, 상대를 공격하는 말은 결국 자신까지도 상하게 하는

비수가 되어 되돌아온다 뿐만 아니라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말의

테러‘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국회는 민의의 장이라 말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쪽을 설득하고 타협을 통해서 최적의 결과를 창조하는

정책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야관계를 서로 대결의 적대관계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다

국회를 마치 중세의 콜로세움으로 착각한다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어느 한쪽의 완벽한 패배에

이를 때까지 싸우는 검투사는 둘 다 비극의 주인공이다 정치는 영원하지만 정치인은 서로 교차되는

순환의 관계를 통해 공존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글 청사, 시인 칼럼니스트)


관련 후속 기사//3. 20자 일간신문


미 언론 VOA(보이스오브아메리카)는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대변인이 이메일을 통해 VOA에 '블룸버그는 보도 기사와 기자를 존중하며 지지합니다(We stand by our reporting and reporter)'라는 한글과 영문 성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야당대표 국회 연설에서 외신 기사를 인용해 "더 이상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얘기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한 데 대해 특정표현을 문제삼아 여당은 거센 반발과 함께 진원지인 블룸버그 통신을 향해

민주당은 13일 당 대변인 논평에서 해당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 기사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서울외신기자클럽 등의 지적이 나오자, 민주당은 19일 사과하고 해당 논평의 기자 이름 등을 삭제키로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평화는 시험대위의 불꽃(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