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포토 포엠

by 니르바나

[PHOTO POEM]



혼례.jpg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 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출전; 52인 시집 1967


//// 감상 ////////////


이 시는 1960년대라는 우리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참여적 경향의 시다 ‘껍데기’와 ‘알맹이’라는 선명한

대비적 가치를 통해 민중의 울분을 대변하고 있다

‘껍데기’로 비유되는 ‘쇠붙이’는 위선과 부당한 권력을,

‘알맹이’로 비유 되는 ‘향그러운 흙가슴’은 순수 혹은

본성에 기인한 선의지로 볼 수 있다.

이분법적 대립과 격정을 넘어서는 것은 ‘중립의 초례청’이다

‘맞절‘이란 극적상황을 통해 화해와 공생의 밝은 미래를

암시해준다


신동엽 시인 50주기를 맞아 그의 시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시를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확장 해석하는

경향이 오히려 서정시로서의 성과를 간과하는 결과도 가져왔다

시는 발표된 시대 뿐 아니라 현재에도 효력을 미친다

그가 목청껏 외치던 껍데기, 온갖 불의와 민주를 가장한 독선과 오만의

권력, 오늘에도 모습을 바꾸어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닌가?

(글 청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처녀자리 블랙홀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