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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Sep 02. 2019

다시 읽는 '가을의 기도' 김현승

포토 엔 포엠

[포토 앤 포엠]


다시 읽는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출전;『문학예술』(1956. 4)에 발표되었고,

첫 시집 『김현승시초』(1957)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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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과 窓 //////////////////////



 

가을이 오면 맨 먼저 이 시가 떠오른다 이 시가 주는 영감(靈感)에 대한

강렬함 때문일까?

‘기도(낙엽)-사랑(열매)-호올로(까마귀)’로 이어지는 축소지향의 구조는

결국 ‘까마귀’에 귀결된다. 이때 까마귀는 통속적 개념의 죽음 부정을 넘어

‘정화된 영혼‘의 상징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적 자아가 추구하는 궁극의 가치인 것이다.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넘어야할 통과제의가 있다. ‘굽이치는 바다’(시련과 역경)와 ‘백합의 골짜기‘(정화)이다.

감각적 욕망을 넘어서고 ‘마른 나뭇가지’(무욕)의 무상(無常)을 깨치는

절대고독의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궁극의 영혼(본성)과

대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지만 너무 종교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반성과 새로운 시간을 맞기 위한 자기정화의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특권의식, 내 자식 내 가족 내가 속한 무리만 챙기면

된다는 이기심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고서”의 대상이

‘오직 한사람’(절대자)이지만 그 함축(含蓄)의 메시지는 나와 이웃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글-청사, 시인 문예비평가)



[시인 약력]


김현승(金顯承) 1913 ~ 1975

 

시인, 평양출생, 평양 숭실전문 문과 졸업, 호는 남풍(南風), 다형(茶兄),

1913년 광주 生 숭실전문학교 재학 중 교지에 투고한 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이’ 양주동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발표

시집으로 <김현승의 시초(詩抄)>(1957), <옹호자의 노래>(1963), <견고한 고독>(1968),

<절대 고독>(1970) 등이 있고

대표작으로는 〈눈물〉〈플라타나스〉〈가을의 기도〉〈절대고독〉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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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엔 어떤 책을 읽을까?


▶ ▶ 한 줄의 詩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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