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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May 28. 2020

좋아하는 것을 미루며 살고있진 않나요

내 취향의 것들로 내 공간을 조금씩 채워가는 삶, 그게 가능키는 한 일일까. 원룸에 꼬깃꼬깃 들어간 나의 짐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원룸은 한눈에 쏙 들어왔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 오른쪽 벽에 책장이 있고, 제일 안쪽 구석 옷장이 있고, 옷장 앞에 책상 하나 의자 두개를 두면, 동생과 누울 공간밖에 나지 않았던 원룸. 



좁아진 원룸에 있노라면, 내 취향의 물건을 둘 곳이 어디있냐며  막연히 나의 취향을 미루게 된다. 그렇게 취향의 물건을 매번 '다음'으로 미뤄왔는데, 요즘엔 미루지 않는게 제일 중요하겠다 싶다. 팬데믹으로 더욱 더 절실하게- 


그래서 요즘엔 조금 더 주변을 찬찬히 살피게 된다. 아쉽게 봄은 가고 담장 너머로 장미 덩쿨이 넘어오며 여름이 온 지금. 장미가 피어나있는 모습을 보며, 여름이구나 싶었다. 지금을 놓치지 않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자고 오늘 동생과 함께 걸었다. 그리고 제철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아침에 무얼 먹을지 이야기했다. 동생과 최적의 아침 한상을 차리기 위해 (한 접시에 다담겨야 해서 아침 한상) 식사를 하면서도 두런두런 대화를 한다. '오늘은 오븐에 생선을 구워보자, 방울 토마토를 좀 더 넣어볼까, 아스파라거스도 넣자' 등등 그 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을 생각들을 한다. 그렇게 점점 나아지고 좋아진다. 점점 더 내 마음에 들게된다. 요새는 이렇게 마음이 좋아지는 순간들을 많이 남겨보려고 한다. 



진한 밤나무를 닮은 자그마한 커피잔 세트를 사면서 집에서 커피 마시는 순간을 즐기게된 것처럼. 좋아하는 건 미루면서 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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