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세번째 책장을 샀다

책정리하면서 알게되는 나의 책 취향

집을 정리하면서 미루고 미뤘던 책장을 샀다. 고민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이미 우리 집에는 똑같은 모델의 책장이 두 개나 있었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자고로 통일감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매우 쉽게 결정하게 된 두닷 책장. 

2단 책장밖에 없었던 내가 처음 이 책장을 알게 된 건,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수님 덕분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다보니 말을 붙일 게 많지는 않았는데, 식사를 하면서 '책장을 무얼로 살지 고민'이라는 내게 사수님이 쓰고 있는 두닷 책장을 추천해주셨다.

살펴보니 디자인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가격이 부담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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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프레임의 검정 철제에 진한 월넛보그 선반으로 구매했다. 동생도 그렇고 둘다 책을 아낌없이 사는 편이다보니, 책장은 5단으로 하기로 했고, 배송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조금 기다렸다. 이사시즌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별도로 조립 서비스를 신청해서, 바로 완성된 책장에 책들을 옮겼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개월이 됐을 때, 처음 월넛보그 선반을 구매했었는데, 당시에는 조립서비스가 없어서 새벽 2시까지 동생과 영차영차 조립했던 날이 떠오른다. 지나고보니 추억이다 싶고.

책정리하면서 알게되는 나의 책 취향

그렇게 책을 하나 둘, 꽂으면서 보니 내 취향의 책들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잘 읽지않는 책들도 있었는데, 당시에 책을 읽으면서 함께 나눈 이들과의 대화가 즐거워 남겨둔 책들도 있었다. '유유출판사 책을 많이 샀구나', '방법론적인 책에 관심이 많구나(XX하는 법 7가지 등)', 에세이류가 많다든지, 독립출판물 책들이 꽤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든지, 텀블벅에서 펀딩한 책들도 보인다. 

뜻하는 바가 같다면, 그에 동조한다면 쉽게 참여할수 있는 세상이다. 텀블벅에서 펀딩한 작가덕질 아카이빙 잡지 <글리프> 2호가 가장 최근의 펀딩이었다. 글리프 2호의 주인공인 구병모 작가님의 신작도 함께 구매했다. 

책장을 천천히 살피는 시간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책장을 좀 더 면밀히 살피게 된다. 이전에 이미 몇 차례 솎아낸 책들인데도, '여러번 읽을 책' '예전에 좋았지만 지금은 손이가지 않는 책'도 있고, 회사 업무를 위해 공부용으로 구매한 책들도 보인다. 여전히 e-book은 낯설어서 리디북스를 구독하다 말았다. 

언젠가 곧 익숙해지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깨 통증이 계속되면 리디셀렉트를 가입하려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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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방을 비추는 시간, 햇살이 비치는 책장을 슥 둘러보니 내 취향의 것들로 조금씩 채워져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