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해미술관의 '김혜화 개인전'을 다녀오다.

by 소소러브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가는 걸 언제부터 내가 좋아했더라...하고 문득 떠올려 본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교사가 되고 1년동안 모아두었던 돈으로 떠났던 호주 배낭여행부터였다.

숙소 근처의 갤러리부터 뭉크 전시회장까지 두루 다녔다. 그 여행에서 시작된 미술 작품에 대한 탐방은 유럽 여행에서 오르쉐 미술관, 대영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에까지

이어졌다.


유럽의 어마무시한 양과 질의 미술 작품들은 대단했다. 고흐, 마네, 모네 등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이 넘쳐났고, 갤러리에는 한 벽에 하나의 작품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줄로 층층히 전시해 두었다. 그 모든 작품을 다 보기에는 시간도 에너지도 부족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종종 시립 미술관에 들렀다. 때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시회를 다녀오곤 했다. 평상시 보기 힘든 예술 작품들과 만나고 오면 그날 하루만큼은 알수 없는 충만감으로 가득했다.


충청도로 남편을 따라 와서 산지 벌써 16년이 지났다. 이곳에서도 아주 가끔은 좋은 전시회를 보러 간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예술 강사 선생님이자 환경 강사로 일하시는 김혜화님의 개인전시회가 한달동안 서해 미술관에서 열린다기에 남편과 함께 오랫만에 전시회장을 들렀다. 내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내가 아플 때, 힘들 때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던 고마운 분이시다. 몸도 마음도 지쳤을 그 시절, 그분이 차려주는 밥은 참 따스했다.


김혜화 작가님은 조각을 전공하신 분이다. 얼마전 프랑스에서 한달동안 지내며 예술인 마을에서 예술작가들과 교류하고 오신 후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하셨다. 작품이 다 제 각각이더라는 거다. 결국 예술 작품은 뭐가 더 낫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으로 표현하면 되는거구나 하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활동에 대한 마음을 가지게 되셨다고.


살수록 생각한다. 예술이란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좋은 삶, 충실한 삶, 따스한 삶을 살아낸 이의 작품은 그것이 문학작품이든 예술작품이든 작가 자신의 향기를 내뿜는다. 그건 참 신기하면서도 생각해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해 미술관 본관 뒤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전시회장에서 그녀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흙으로 구운 작품, 나무로 표현한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새를 오랫동안 공부한 이력답게 철새를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세 아이를 키워낸 따스하면서도 억척스러운 손으로 하나 하나의 작품들을 제 새끼마냥 빚어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찡하다.


김혜화 개인전은 11월 30날까지 진행된다. 전시 마지막 날인 11월 30날 4시에는 힐링 체험도 선착순 20명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정보도 덧붙인다. 그날은 작가도 전시회장에 나온다고 하니 작가의 따스한 미소까지 덤으로 볼 수 있겠다.


언젠가 그녀의 두번째 개인전도 가보고 싶다. 따스하고 헤맑은 그녀의, 작품활동을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천생 예술가인 작가님의 작품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


keyword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