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흘러가는 대로
가을
'10월이면 가을이지' 시원해진 날씨를 기대하며
긴팔과 아우터를 꺼내 입었다.
18도, 선선하고 따듯한 날씨에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며 집 앞 거리에 나섰다.
매번 보이던 풍경이 다시 보이고
집 앞 울타리에 구석구석 올라온 꽃들도
나를 반기는 듯한 싱그러운 하루였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갑자기 24도로 올라버린 날씨,
반팔 위에 기모 없는 맨투맨 입고 나갔지만
어느새 반팔만 입고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상하리만큼 따듯한 하루를 보냈다
우리는 기온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긴팔을 입고, 반팔을 입고
우산을 쓰고, 장화를 신고
부채를 들고, 물통을 들고
•••
나의 환경이 바뀌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하루도
때로는 흘러가는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이루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흘러가게 두는 것,
1달, 3달, 5달, ••• 1년
계절이 바뀌며 나의 옷들이 바뀌는 것처럼
나의 시간이 흘러갈 때
더 잘 흘려보낼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며
할 수 없는 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보내주기
그로 인해 더 싱그럽게, 따듯하게
성장해 가는 10월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