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 Sep 27. 2022

넓은 세상 속에서 혼자라는 것

 옆에 사람들이 있어도, 같이 있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고 외롭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 어떤 친구를 소개받게 되었는데, 그 친구를 처음 봤을 땐 참 밝은 아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친구랑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자꾸만 그 친구가 외로워 보였다. 마치 예전의 나처럼 사람에게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 것 같다고 느껴졌다.


 주변에 친구도 많지 않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존재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자꾸 신경이 쓰이고 생각이 났다. 나보고 참 친구가 많은 것 같다고 말하는 그 애에게서 많은 감정과 힘듦이 보이는 듯했다.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싶었다. 내가 정말 힘들 때 날 위해 시간을 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공감해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친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이 친구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가능하다면 친구로 지내자는 그 애의 말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솔직한 듯 솔직하지 못하고 인간관계가 넓지 않고 좁은데, 좁은 관계에서도 깊지도 않은 것 같았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 주지 못하는 사람. 내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과연 내가 그 친구에게 도움을 될만한 사람일까, 그럴만한 그릇이 되는 사람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내가 채워줄 수 없는, 그 친구가 스스로 넘어서야 할 벽과 깨달아야 할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친구라는 선택이 도움이 되지는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겉으로 봤을 때 자존감이 낮아 보인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같이 있다 보니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사람 자체가 외로워 보인다는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맑은 웃음 뒤에 숨겨진 슬픔이 문득문득 드러나는 듯했다. 정말 착하고 좋은 아이인데,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이 없었던 걸까 싶고, 예전에 나도 친한 친구도 없고 사람들과 그렇게 친해지고 싶지도 않던 시절이 있었어서 공감이 가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 친구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응원하게 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글로써 그 친구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적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