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연애 안 해?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그러게…? 왜 안 하는 걸까. 나는?
안 하는 것 50%, 못하는 것 50% 라고나 할까??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나보기도 하고 고백을 받아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해보기도 하고. 소개팅도 꾸준히 받았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혼자다. 마지막 연애가 5년 전이라니, 내 주변에 이토록 오랜 기간 솔로인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사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딱히 외롭다거나 연애가 너무 하고 싶다거나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애가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소개팅에도 나가고 있는 거겠지? 난 연애가 싫은 게 아니라 그냥 하는 연애가 싫은 거다. 사실 연애의 시작보다 마지막이 싫고, 이별이 싫고, 사랑하는 척이 싫은 거다. 진짜 사랑받는 연애가 하고 싶은 거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모순이 정말 가득하다. 마지막이 없는, 이별하지 않는 사랑하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랑하는, 진짜 사랑받는 연애가 하고 싶다는 이 생각엔 모순뿐이라는 것이다. 연애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 이별로 끝이 맺던 결혼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끝을 맺던 끝이라는 것은 결국 존재하게 되는 거고 사랑하는 척하기 싫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인데, 진짜 사랑을 받는 연애가 하고 싶다니, 내가 생각해도 이 생각은 아이러니다.
계속 소개팅을 나갔지만 날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다들 연애를 하고 있고 나는 벌써 몇 년째 혼자다 보니 주변에서도 계속해서 나보고 왜 연애 안 하냐는 물음과 함께 내가 연애하는 것을 응원하고 바라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근 몇 년간 외롭다거나 연애가 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자꾸 이런 말을 듣고 연애를 안 한 지 오래된 것도 사실이다 보니 갑자기 나도 연애를 해야 하는 건가? 이대로 계속 쭉 못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초조함이 생겨났다.
그래도 마지막 연애가 잘 안 되고 나서 스스로 세운 복수심 가득한 이상형의 힘이 강해져서 완벽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타협되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소개팅에 임했고 결과는 매번 좋지 않았다. 내 높은 기준에 닿을 사람이 없는 게 당연하다. 이제는 진짜 이 기준을 좀 내려놓고 싫은 게 없으면 그냥 만나보자라는 생각으로 또 한 번의 소개팅에 나갔다. 거기서 어떤 사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