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죽었습니다.
어렸을 적 점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나를 보며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무당의 말을 듣고
우리 엄마는 그럴 리가 없다며 이 무당은 사기꾼이라며 화를 냈다.
그날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하루야, 너한테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혹시나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너는 어떻게든 다시 살아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집안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화장품을 제조, 생산하는 회사에 제조 사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평소와 같이 원료를 배합하려고 위층으로 올라가던 중
전동 레일에서 떨어져 화장품 원료 통 안으로 떨어지게 된다.
끈적이는 원료 통 안으로 떨어진 하루는 통 안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발버둥 쳤지만 그럴수록 원료들이 몸을 끌어당겼고 점점 더 통 아래로
빠져들고 있었다.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하루는 의식이 흐려지는
그 순간에 세상에서 혼자가 될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나는 죽고 내 삶이 끝나게 되는 걸까. 너무 억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