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빠를 수는 없잖아.
sns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기도 하고 나를 알리기도 하고 참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sns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대체 지금까지 뭘 한걸까.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들을 이루고 해내기까지 나는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는걸. 잘 살아온 것이 맞는 걸까. 하면서 슬픔에 잠기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이런 저런 꿀팁들과 성공비결, 월 천만원 버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는데, 내가 동경하는 삶에 대해서 말하는 그들이 해낸 것들과 방법들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건지 성과가 잘 나지 않았다. 몇일만에 몇달만에 이렇게나 이루었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 자리 그대로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움직이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빠른 속도로 가지 못하는 나는 자꾸만 뒤쳐지는 기분이 든다.
올해는 참 이런 우울감을 많이 느꼈고, 대체로 스스로를 믿었던 나는 나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 사람들이 앞으로 가면 갈수록, 가만히 서있는 나는 뒤로 가는듯 했다. 자꾸 멍해지기도 했고 깊은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했으며 무엇인가를 하는 것까지의 결심이 쉽지 않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없구나. 하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과 꿈을 포기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할수록 이것들이 없이는 난 행복할 수 없겠다는 생각들이 날 붙잡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지는 못하지만, 오늘도 느린 걸음이지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걸어가보자고. 느리더라도 조금씩 가다보면 언젠가 닿겠지. 느리게 걷지만 나도 목적지에 도착할거니까. 빠른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니까. 나는 나의 속도에 맞춰서 걸으며 페이스 조절을 하기로 했다. 빨리 뛰지 못하면서 뛰어가려고 했던 조급한 마음이 오히려 나를 아예 걷지 못할만큼 숨이 가득차게 만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