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거 몰라카메라 인가요?
내가 원하는 꿈에 도달하기 위해 쉼이 없었다. 그냥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풍경 앞에서도 카메라를 들었고 그중에 예쁜 사진을 골라 프사에 올리기만 할 수도 있었지만 찍은 사진들을 비교해 가며 정리한 후에 신중히 고르고 편집해서 인스타에 업로드하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며 여행지에서의 영상들을 보고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웃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영상들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업로드했고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해서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렸다.
이 일을 같이 시작했던 여러 사람들은 벌써 많은 팔로우를 얻었고 나는 제자리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걷고 있지만 왜인지 앞이 아닌 계속 같은 자리다. 쉼을 포기하고 내 시간을 포기하고 사람들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잠을 포기하고 온전한 즐거움을 포기했지만 나에겐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 문득 혹시 이거 몰래카메라인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도 해본다. 세상이 날 억까하는 것 같았다.
쉼 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걷고 또 걷고 그래도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남들이 1개로 10을 얻는다는데 나는 100개를 해내야 1을 얻을까 말까 하는 이 상황에 가끔 눈물도 난다.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건 정말 쉽지 않고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며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고도 내가 원하는 그 목표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내어놓아야 할지는 알 수가 없다. 마음은 이미 앞에 가 있는데, 한걸음이 너무 더뎌서 쉽게 지친다. 하지만 지쳤다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 될 때까지 무조건 포기하지 말자. 포기만 안 하면 언젠가 되겠지. 라며 또 걷는다.
최근에는 작지만 변화를 더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가까운 어쩌면 그 이상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나에게 적용하려고 한다. 달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강의를 왕복 10시간 가까이 걸리면서까지 가서 듣고 다시 새기고 배운 것을 해보고. 사실 나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아직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삶을 들여다보다 보니 내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함께 가려하지 않고 혼자 가려해서가 아닐까 싶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관계를 포기해 버렸지만 세상을 향해 걷는 걸음은 결코 혼자서는 불가능하단걸. 한 곳만 바라보고 가는 외길 인생이 아니라 옆에도 보고 뒤도 좀 돌아보고 위에도 올려다보고, 길에서 벗어나보기도 하고 걷기만 하지 말고 앉아서 쉬었다 가기도 하고 잠깐 뛰어가보기 하고 그래야 했다.
멈춰있던 건 몸만 가려고 했고 정신이 움직이지 않아서가 아닐까. 이제는 조금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