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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an 26. 2023

습관 고치기 연습

오늘도 실패하겠지만 내일 또 도전하면 되잖아

 난 오늘 습관 고치기 연습을 시작하려고 한다.


 항상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으로든 다이어리든 핸드폰 메모장이든지 어딘가에 나만의 생각과 계획을 적어내곤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10개를 적으면 그것의 반 정도인 5개 정도는 이루는 편인데, 과정을 보면 썩 괜찮지 않은 편이다. 차근차근 계획대로 해나가는 게 아니라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급하게 마무리한다거나 조금 하다 포기하고 또 조금 하다 포기하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 대부분이기 때문.


 그럼에도, 이런 사람임에도 내가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말도 안 되는 것 같았던 목표를 조금씩 성취해 내는 걸까?라는 생각을 꽤 진지하게 오랫동안 해왔다. 운이 좋은 사람인가? 운이 정말 심각하게 나쁘다면 나쁜 편이다. 그렇다면 천재인가? 하는 것마다 매번 잘 되지 않고 잔잔바리로 잘하는 것들은 꽤 있으나 특출 난 건 없다. 그럼 안될게 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라는 생각의 결론을 말하자면,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임으로 확실한 건 아니다.) 내가 세운 계획을 실천하는 것과 해야 하는 일을 해내는 것을 어제도 실패했고 오늘도 실패했지만, 내일 또 도전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실패라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고 실패했지만 계속되는 실패 속에 하나씩 얻어지는 게 생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연초에 한 번씩 작성하는 내 1년 목표 설정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는 큰 목표 10개 정도씩 적어뒀던 그 목표들을 대략 반정도씩은 매해 이뤄냈다는 거?!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이유를 확신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실패해도 괜찮아.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라는 마인드. 물론 이 마인드로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한 다이어트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습관이라는 것은 참 고치기가 어렵고 조금 고쳐지는가 하면 금세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 하고 그렇게 되어버리니, 난 안되는구나 하며 그냥 포기해 버리기 일쑤였고 실패라는 것이 나에게 주는 좌절감은 계속해서 날 깎아내리기만 했다. 그런데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되지 라는 별 것 아닌 말 한마디가 생각보다 큰 영향력이 있었던 듯하다. 오늘 실패하더라도 내일이 있고, 실패할 거라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오늘 혹시 또 실패하더라도 그다음 날이 나에게 있으니까 계속해서 도전하고 다시 시도하는 거다. 그 가운데에는 정말 정말 고치기 힘들고 성공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지만, 성공한 것 중에서 간단한 듯 어려운 몇 가지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하나는 화장 지우고 잠들기! 이건 진짜 여성분들이라면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예상을 해본다. 물론 나만 그럴 수도 있고 내가 유독 심한 걸수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화장을 시작하게 된 성인이 된 후 화장을 지우는 게 너무나 귀찮고 힘들어서 그대로 잠든 수많은 나날들이 있었고 그 기간이 꽤나 길었다. 이걸 고치기까지도 많은 실패가 있었고 시간도 생각보다도 더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술을 먹고 취하더라도 기억이 없는 와중에도 화장을 지우고 잠에 든다. 이게 바로 습관이 된 거다. 어떻게 성공했냐 하면 대단한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일단 머릿속으로 난 화장을 지워야 해 지우고 자야 해라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과 집에 도착했을 때 최대한 다른 것에 한눈팔지 않고 빠르게 화장을 지우자는 다짐과 계속된 실패와 도전 끝에 성공하게 됐다.


 또 다른 것은 한 때는 정말 좋아했던, 그때는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할 정도로 그냥 빠져 살게 했던 블로그이다. 그때와 지금은 글의 주제도 많이 바뀌었고 스타일도 달라졌고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이걸 다시 꾸준히 해내는 것. 어느 순간 그렇게 좋아하고 열심히 그리고 꾸준했던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써야지 하면서 미루고 써야지 하면서 또 미루다가 포기하고 잊고 이런 상황들을 반복하다가 이젠 진짜 꾸준히 해보자! 라며 일 년 정도 전부터 시작한 꾸준한 쓰기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고 나름대로 성공이다. 물론 중간중간 일주일…? 씩 안 쓰고 미루는 날들도 꽤나 있었지만?ㅋㅋㅋㅋㅋㅋ


 브런치도 누구와 약속한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와 일주일에 한편정도씩은 써보자라고 은밀한? 약속을 했지만 그걸 잊은 지 오래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젠 진짜 제발 썼으면 좋겠고 이것도 또 실패할 테지만 성공할 때까지 도전을 포기하진 않을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도전한다. 일주일 안에 찾아올 수 있을지 나도 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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