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공모전 탈락에 대해서
작년에 우연히 광고를 통해 보게 된 브런치라는 사이트.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살아오다가 문득 돌아봤을 때 내가 즐거웠던 모든 일들과 순간들에 글 쓰는 것이 함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내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글쓰기인 블로그와 제품에 대한 소구점을 찾아 홍보를 하는 광고 속 카피 글쓰기 등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경험 속에서, 아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라고.
행복하게 나의 이야기, 내 생각을 글로써 풀어내는 일을 하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이라는 행위 자체로는 돈이 되지 않으니, 계속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글쓰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함께 따라오게 되었다.
내가 그토록 아끼고 좋아했던 오래된 친구인 블로그는 인플루언서가 되면 광고수익도 올라가고 고료도 좀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인플루언서에 도전을 하게 됐다. 지원하기 전에는 속으로 나 정도면 한 번에 붙지 않을까? 하고 자신과 자만이 섞인 생각도 있었다. 결과는? 처참히 탈락. 또 탈락. 탈락과 탈락이 반복되었다. 10번이 넘는 실패 끝에 결국은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을 얻어냈다. 이걸 얻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막상 인플루언서가 되어보니 사실상 돈이 되는 글쓰기 방법은 아니었다. 고료도 어쩌다 한 번 받는 정도였고 큰 금액은 아니었으며, 광고 수익도 전보다는 조금 올랐지만 소소한 용돈 정도였다.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였지만 여러 번의 실패를 딛고 성공을 했으며,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도전한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과 믿음이 생겨났다.
브런치 공모전에 대한 도전도 나에게 또 다른 실패와 성공을 주게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상금과 출판이라는 매력적인 돈 되는 글쓰기라니! 처음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할 때만 해도 내가 이 사이트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했지만 어려웠던 에세이의 시작(사실은 거의 일기 수준이지만?!)도 마무리도 해냈고 그렇게 난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꾸준히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성실함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난 그렇진 못하다…ㅎㅎ 그래서 더 공모전이라는 틀에 있어서 끌리는 게 아닐까나. 어쨌든 기간과 마감이 정해져 있으니, 초반에는 놀다가도 결국 기간 안에 해내야 하고 끝을 봐야 하니까.
물론 아예 놀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처음엔 빨리빨리 쓰던 글이 점점 손에서 머리에서 마음에서 놓아지고 글 쓰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렇게 벌써 공모전의 마지막이 다가오게 되었고, 회사에서 휴가까지 써가며 미친 사람처럼 마지막에 글을 썼다. 마감 마지막 날까지 급하게 글을 써서 제출했는데,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급하게 쓴 거니까 떨어지더라도 당연한 결괏값이구나 하고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역시나 탈락. 나는 내 글을 스스로가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당선작들을 본 순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꾸준한 글쓰기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난 매일 쓰는 사람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게으르진 말자고 다짐했다.
실패라는 그 단어와 결과가 나를 좌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도전과 시작할 힘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지금은 이번엔 실패했지만, 난 결국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고 성공할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