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안전을 기원한다는 것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등을 쓴 김금희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언제나 귤이었다’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부 ‘소설 수업’에는 글쓰는 이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본격적인 계기와 일상 속에서 맞이한 문학적 영감 등을 담았다. 3부 ‘밤을 기록하는 밤’은 사랑과 연애에 관한 김금희 작가 특유의 다정하고 담담하면서도 먹먹한 감성이 느껴지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4부 ‘유미의 얼굴’에서는 현 시대의 사회문제와 노동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예리하지만 부드럽게 담겨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5부 ‘송년 산보’는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을 둘러싼 풍경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담백하게 담는다.
책을 읽는 첫 부분에서 자신의 글을 읽음으로써 불러올 누군가의 기억과 마음으로부터 안전하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다정함이 느껴져 마음이 서걱였다.
그리고 한때 세상에 존재했으나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것들, 삶과 사람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아픔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글들을 보면서 웬지 모를 위로와 힘을 얻었다.
책을 읽으며 가끔은 마음이 아프고, 또 가끔은 분노하기도, 행복하기도 했던 시간들을 통해 느낀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전해주는 힘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이라는 제목이 더 깊이 다가온다.
사랑과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의 수신처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을 글로 표현한다. 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때도 글을 쓴다. 그리고 매일매일 생계의 수단으로 글을 쓴다. 누군가의 인생을 나의 언어로 담아낸다.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무거운 일인지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사랑과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의 수신처에 대해 생각해본다. 작가가 그리는 풍경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본다. 그 과정에서 조금 아프기도,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우리의 인생은 여전히 이어지므로.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를 보듬고, 미래의 나를 응원한다. 작가의 지시에 고마움과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