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가 쓰는 산문집의 매력 『다정한 매일매일』은 『친애하고, 친애하는』, 『여름의 빌라』 등을 쓴 백수린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친애하고, 친애하는』으로 처음 알게된 백수린 작가는 『여름의 빌라』 를 통해 작품 곳곳에 미세하게 녹아든 쓸쓸함과 먹먹함, 아름다운 문체가 또 다시 마음을 울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로 내 안에 자리잡았는데, 『다정한 매일매일』을 읽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녀의 소설들 역시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시인과 소설가가 쓰는 산문집을 좋아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일상 속에서 조금 더 세심하고, 선명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다정한 매일매일』 을 보며 백수린 작가의 다정하고 담담하면서도 쓸쓸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져 조금 더 친밀하고, 가깝게 느껴졌다.
빵과 책을 굽는 다정한 마음 『다정한 매일매일』은 경항신문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재한 글에 새로운 글들을 더한 책으로, 총 다섯 개의 부제로 나눠져 있는데,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 등 부제 역시 빵과 베이킹, 글과 관련된 따뜻하고 감각적인 감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소설을 쓰며 겪는 진솔한 고민과 가족과 친구, 반려견 등 소중한 관계에 관한 일화들, 인간과 자연, 사랑과 고독, 다른 사람과 연대하며 살아가는 법들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이상하고 슬픈 일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더라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안녕을 빌어줄 힘만큼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이므로. _「작가의 말」에서
나는 좀처럼 책 속의 문장을 인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의 말만 봐도 이 책을 이루는 정서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조심스레 소개한다.
갓 구운 빵처럼 따뜻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느끼는 벅찬 기쁨처럼 온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작가의 진심이 닿기를. 그리하여 당신의 지친 하루에 다정함과 온기가 전해져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책을 읽는 동안 매일매일 빵을 먹었다. 역시 빵과 책은 언제나 옳다.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 마음의 양식을 쌓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