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출근

정확히 공존하는 정반대의 감정이라니...

by 소소

어느 날 출근길에서....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출근길 풍경.

줄 이은 차량의 꼬리에 매달려, 차 안의 시계를 흘낏거리며, 좌회전 신호가 얼른 켜지기를 기다리는 기분이 지/긋/지/긋/하다.


분명히 아침에 아무 생각없이...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현관을 나섰고, 차를 탔고, 습관적으로 운전을 했고

순서에 따라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있는 지금 이 순간

갑자기 '참 지긋지긋하다' 라는 생각이 명치끝에서 확 치민다.

이 순간 옆차선의 차량에서 스르륵 창문이 열리고

"퉤엑"

나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의 지저분한 행동 하나에

나의 마음은 그나마의 평안도 바스라지는 기분이다.


그러나

나는 출근을....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막상 출근을 하면, 내가 해내어야 할 일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게다가 비교적 잘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퇴근시간까지는 나의 효용가치를 충분히 입증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생활하며 부딪쳐야 하는 상황들을 일면 즐기기도 하고

지금껏 자라며 받은 사회화 교육대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즐겁게 잘 지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출근을 할지 말지 내가 선택해도 되는 나이가 되었다.

양가의 감정이 정확히 공존하는 딜레마를 졸업할 시기가 되었다.

이번 여름까지? 이번 겨울까지?

퇴직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출근도, 막상 하면 즐거운 일도 모두 다 그만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몇 개월...잘 정리하려 한다.


30년의 출근...참 지긋지긋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