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그라지는 중
독고다이.
분명 사용을 권장할 낱말은 아니건만
정확히 출처도 모르건만
그냥 내 기분에
딱 맞는 말이다.
30여 년의 직장생활
이 세월을 근근이 버텨오는 중에
사회도, 직장도 문화가 많이 바뀌었고
나를 버티게 하는 힘도 바뀌었다.
직장초년병 시절...
내가 원하지 않아도
선배님들이 늘 옆에 와서 뭐라도 가르쳐주시려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참 많이도 하셨더랬다.
때로는 무지 감사하기도
때로는 무지 귀찮기도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지금까지 밥벌이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주변 상황 살펴가며 눈치로 버티고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끊임없는 주변과의 소통이 있었고
나를 끌어주고 세워주던 주변의 조력이 있었다.
이제 내가 고참이다.
내가 선배가 되었지만
이제는 조언도 잔소리도 할 후배는 없다.
나보다 훨씬 똑똑한 후배들
혼자서 능숙하게 검색하고 방법을 찾고 해결한다.
선배랍시고 나의 조언은 그들에게는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나쁘다는 뜻 절대 아니다.
그들의 자신감이 부러울 뿐이다.
나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서로 함께 밀어주고 끌고 가는 분위기는 더 이상 없다.
각자의 업무로, 각자의 고민으로
모니터만 쳐다보다가 퇴근한다.
묻지 않는다.
눈치 보지 않는다.
서로를 통해 힘을 얻을 필요는 없다.
AI를 통해 문제해결은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다.
그냥 독고다이로 가는 거다.
나는 혼자 조용히 사그라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