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자만 좋은 일 하지 말고 한번 끝까지 가보자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좋은 상권, 나쁜 상권에 관계없이 항상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는 상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인이 바뀐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가가 6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새로운 주인으로 바뀌어 다시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사연 없는 곳 없을 거고,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결국은 돈과 관련이 있겠지요. 좋은 상권은 월세와 관리비가 비싸서 사람들로 넘쳐 나도 적자이고, 좋지 않은 상권은 좋은 상권에 비해 고정비는 적겠지만 손님들이 많지 않아 역시나 적자일 겁니다. 요즘은 최저임금도 올라서 사장보다 종업원이 더 돈을 잘 번다고 하고, 전반적으로 소비도 줄어들고, 좁은 골목길에도 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장님들께서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상가를 접게 되고, 결국 웃는 건 인테리어 업자들 뿐인 듯합니다. 한창 회사 다닐 때 인테리어 좀 배워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니... 1년도 못 버틸 거면서 장사를 시작했나?
최소 6개월은 수익이 없어도 버텨야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안일한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했나?
장사든 사업이든 일단 시작하면 초기 비용이 장난 아니게 들어갑니다. 더욱이 사업장이 있어서 월세에 관리비까지 내기 시작하면 정말 하루하루가 숨이 턱턱 막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면 버터야 되는데 6개월도 못 버틴다? 어떤 일이든 단기간에 결판이 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뭔가 독특한 아이템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한다면 말할 것도 없고, 조금 바꿔서 한다고 다를 건 없습니다. 설령 정말 새로운 걸 해서 대박이 난다고 해도 금방 주변에서 따라 하고 더 좋은 걸 내놓기 때문에 길게 보고 계속 나아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해보다가 그만둬 버리니 이건 잘 될 기회를 도저히 잡을 수가 없는 겁니다. 단기간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물론 아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 일찍 털어 버리고 나와 버리는 게 맞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결국 애초에 시작한 것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시작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렇게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왔다면 그걸 예상하지 못한 건 큰 실수입니다. 이미 그 시점에 시간과 돈 적으로 많은 손해를 감수한 상태일 테니깐요. 일단 사업이든 장사든 시작을 하면 많은 초기 비용이 들지만 접을 때도 만만치 않게 비용이 발생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상가 인테리어나 가구, 그 외 집기류 구입, 권리금, 월세, 관리비 등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사업을 접을 때도 권리금을 내고 들어왔는데 다음 세입자에게 그 권리금을 받지 못하면 고스란히 자신의 비용이 되어 버리고, 재고나 실내 복구 비용, 이 일을 함으로써 발생한 기회비용, 그 외 잡다한 물건들 처리 비용 등등 정말 돈 나가는 건 한 순간입니다. 게다가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한다고 하면 또다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어지간한 재력가가 아니라면 이런 악순환을 두세 번만 반복해도 더 이상 뭔가를 시작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 되어 있을 겁니다. 결국 다시 취업을 알아보게 되겠죠.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들이 단 몇 개월 만에 리셋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6개월~1년은 수익이 없어도 버틸 수 있어야 되고, 더 나아가서 몇 년은 해봐야 '안정적이다, 성공이다'라는 말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개월 만에 그만두는 건 돈과 성공할 수도 있는 기회를 함께 날려 버리는 것과 같은 겁니다. 물론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 지금 내가 혼자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생기고, 제 스스로를 설득시키기 위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 늦잠이라도 자버리면 그 찝찝함에 스스로를 엄청 자책하게 됩니다. 일하다가 회사 사람들과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농땡이 피우고, 험담 하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평일 내내 일하다가 주말에는 나한테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게 해 주고, 휴가를 내고 마음 편히 여행을 갔다 와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이런 걸 포기하고 퇴사하면 어떤 상황이 되고, 많은 걱정과 초조함, 외로움이 저를 찾아올 것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버텨야 됩니다. 알고 있었지만 실제 해보니 너무 힘들어서 안된다? 이거야 말로 안 되는 겁니다. 자신이 바뀌어서, 자신이 원하는 진짜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은 넘어야 되는 너무너무 높은 산 중에 하나입니다. 결국 이 걸 넘지 못하면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당장 안되고 몇 개월 동안 삽질을 하고, 수익이 없더라도 당연한 거라 여기고 버티고 또 버텨야 그 높은 산에서 내려다볼 기회가 생기고 좀 더 나은 나를 향해 다음 산을 넘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