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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r 17. 2018

국내 오픈마켓과 이베이의 차이

판매자로서 이베이에 처음 입성한 후 알게 된 점

얼마 전에 이베이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후 제가 내린 결론은 "이베이가 나한테 잘 맞는 판매처가 될 수도 있겠다"였습니다. 계속해서 수익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잘 나간다 하면 너도 나도 몰려들기 때문에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고, 괜찮겠다 싶은 것들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터줏대감들이 있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가 교육을 통해서 eBay에 대해 좀 알게 된 후 이거다 싶었던 겁니다.


레벨이 다른 시장의 크기

해외직구를 해오든 남대문에서 구하든 국내를 타깃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당연합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대한민국의 시스템에 익숙하고, 편하니깐...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경쟁이 너무너무 치열합니다. 게다가 시장 자체도 너무 작습니다. 시장도 작은데 판매자들은 넘쳐 납니다. 결국은 자기들끼리 치킨게임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국내를 벗어나서 보면 국내의 몇 배 ~ 몇 십배에 해당하는 더 젊은 돈 많은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굳이 해외에 있는 물건을 힘들게 국내로 들여와서 작은 시장에 팔게 아니라 국내에 물건을 더 넓은 해외 시장에 파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뭘 하든, 심지어 지금은 괜찮아도 결국은 어느 분야든 레드오션이 될 겁니다. 게다가 시장 자체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가 더 빠르고 심할 겁니다. 이런 시장만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요?


군더더기가 없는 마켓

우리나라는 굉장히 트렌드가 빠른 거 같습니다. 핸드폰 교체 주기도 빠르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유행에 뒤쳐져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온라인에서는 신상품을 팔아야 되고, 올라온 상품들은 유행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습니다. 게다가 상품 설명도 아주 화려하고 이쁘게 해야 됩니다. 상품의 종류는 많아야 되고, 그 모든 상품마다 따로 상품 설명 페이지와 상품 사진이 필요합니다. 예쁘고 멋있는 모델들도 필수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내 돈 주고 사는 건데 꼼꼼하게 따져봐야 되고 그러려면 사진은 많고, 상품의 종류는 많은 것이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반대로 판매자 입장에서는 상품 설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되어서 죽을 맛입니다. 그런데 이베이에 올라온 상품을 하나 봐볼까요?

방바닥을 배경으로 스마트폰으로 찍은 셔츠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이 사진 하나 덜렁 찍어 놓으면 팔릴까요? 바닥에 두고 주름도 다 펴지 않은 옷을 폰으로 찍어서 올린 사진인데 저거 하나 올려놓고 팔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세 페이지도 없이 글로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품 설명... 이게 끝!

정확히는 이베이와 같은 해외 마켓은 우리나라처럼 요란하게 상품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텍스트와 실제 사진 몇 장으로만 상품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팔립니다! ㅋㅋㅋ 세상에는 우리나라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세상은 넓고 독특한 사람들은 많으며, 돈 잘 버는 사람은 더 많습니다. 이것만 해도 판매자 입장에서는 혹할 겁니다. 영어라서 괜히 어려울 거 같지만 알고 나면 우리나라 마켓보다 훨씬 쉽고 효율적입니다.


광고

무엇보다도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광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품이 좋든 말든 돈만 쓰면 무조건 첫 페이지에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품질이나 사람들의 선호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아니 국내 시장에서는 사람들의 이런 선호도조차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상품이면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고 자연스레 더 많이 팔리게 되어서 선호도가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품질에 상품이 있더라도 3페이지, 4페이지에 나오는 상품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즉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 간의 공정한 경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돈이 충분한 업체에서 단기간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낮춰 버리면 돈이 없는 신생 업체는 버틸 수가 없어서 나가떨어지고 그러면 다시 기존 업체는 조금씩 가격을 올립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광고 없이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 수가 없는 겁니다.(물론 블로그, 카페, SNS를 통한 자신만의 채널이 있다면 예외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적어도 이베이는 광고에 의해서 상품의 검색 결과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와 구매자의 평가와 같은 실질적인 거래 실적으로만 평가되어 검색 결과가 정해지고 이는 실시간으로 반영되어 검색 순서도 계속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돈만 내면 고정적으로 첫 페이지에 나오는 국내와는 다릅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속성은 저와 너무 잘 맞습니다. 돈 내고 광고하는 게 싫어서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해서 홍보하고 있고, 예쁜 상품 속성 페이지도 만들기 싫은데 국내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만들었었습니다. 당연히 판매가 시원찮습니다. 그럼 제가 굴복해서 남들처럼 해야 되는데 방법도 모르거니와 그러기도 싫어서 저는 이베이로 갈렵니다. 상품 가격을 고려할 때 너무 따져야 할 것이 많은 국내보다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해외가 저한테는 더 잘 맞아 보이니깐요.


판매자 입장에서 쓸데없는 것에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고, 상품만 좋다면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를 상대로 물건을 판매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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