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말 하나 : 위기는 기회
개미를 얕보지 말아라!
이제는 정보도 많고, 재야의 고수님들도 많으며,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나 의존도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개인적 생각) 예전에는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면 당일 혹은 그다음 날 주식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을 보였었는데 하도 쏴대니깐 이제는 사람들도 미사일 따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거 같습니다. 교육이 되었거나 아니면 무감각해진 것이겠죠. 물론 여전히 묻지마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계십니다... 특히 제 주변에 많이;;;
D-1 : 브렉시트 전 날
어제 브렉시트라는 어마어마한 이벤트가 있었고 그 날 주식 거래로 좀 재미를 본 뒤 글을 하나 작성했었습니다(주식의 추억) 브렉시트라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 날, 저는 브렉시트라는 사건이 있을 거라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알게 됐습니다. 알게 된 후 생각한 건 내일은 매매를 좀 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KODEX 레버리지 20%와 KODEX 인버스 60%, 그리고 매수할 여유 자금 20% 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대해 잘 모르시면 이 글을 읽어보세요) 브렉시트의 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혹은 크게 떨어질 것이니 상황에 맞게 레버리지, 인버스 둘 중에 하나를 처분하거나 혹은 여유 자금으로 더 들어가거나... 이 정도의 시나리오만 세웠습니다. 솔직히 이때 레버리지와 인버스 둘 다 손해보고 있던 상태라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져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둘 중에 하나는 현금화를 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레버리지 : 손해보고 있는 상태
인버스 : 손해보고 있는 상태
D-day : 브렉시트 확정
솔직히 브렉시트 결과는 신경 쓰지도 않았고, 레버리지와 인버스의 가격 변화 추이를 보고 매매를 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팍 떨어지더라고요. 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걸로 결곤론이 났나 보네?' 란 생각은 아주 잠깐이고, 인버스의 가격을 조회해 봤습니다. 봤더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가격이 올라간 상태였지만 근래에 가장 높은 가격까지 이르렀고, 그래서 저는 인버스 보유 분 중 50%를 손매절 했습니다. 브렉시트라는 사건을 크게 보지 않았고, 조만간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올라갈 거라 예상했으며, 이 정도 손해보고 현금화했다는 거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회의를 하고 나와보니 으악! 인버스가 수익을 내고 있는 겁니다 ㅠㅠ 결과는 오늘 하루에만 종합주가지수가 6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당연히 인버스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저는 나머지 인버스 보유분도 매도했고, 처음 거래로 손해 본 것과 두 번째 수익 본 것을 합산해보니 4만 원 손해를 봤습니다 ㅋ 아 인버스로 오래간만에 수익 낼 수 있었는데 또 한 번을 못 참아서 4만 원 손해보고 말았네요.
It ain’t over till it’s over
하지만 아직 장 초반이었고, 전 인버스를 매도한 금액과 원래 가지고 있던 금액까지 총 80% 만큼의 매수 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내용을 떠올렸습니다.
종합주가지수 하락 -> 인버스 가격 상승 = 레버리지 가격 하락
80%의 자금으로 레버리지 매수했습니다. 올인! ㅋㅋㅋ
분할 매수하는 것을 진리로 생각하고 있는 저지만 이 날은 예외였고, 이유는 개인적으로 충분히 있었습니다.
1. 레버리지가 10,000원 이하로 떨어진 상태였다.
2. 레버리지의 당시 가격이 요 근래 최저점에 근접한 가격이었다.
3. 낙폭이 너무 컸다.
4. 오늘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내가 산 가격보다 더 오를 것이다.
5. 레버리지 가격이 하루에 6% 넘게 떨어진 경우를 본 적이 없다.
6. 종합주가지수도 1900 초반으로 충분히 저점 매력이 있었다.
여하튼 지금까지 3~4 년 레버리지와 인버스 주식 거래를 하면서 이런 경우가 몇 번 없었고, 그동안 봐온 레버리지와 인버스의 특징이 있었던지라 주저 없이 매수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9,415원 때 매수를 했고, 이번에는 회사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고 와보니 1% 가까이 수익을 보고 있었습니다. 9,500원에 싹 빠져나왔고, 결국 이 날 레버리지의 종가는 9,505원! 나름 최고점 되기 직전에서 깔끔하게 팔고 나왔습니다.
(일부러 핸드폰을 안들고 다닙니다. 신경 끄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수익이 잘 나더라고요 ㅎㅎ)
최종적으로 인버스 처분을 통해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인버스 처분한 금액으로 레버리지를 매수했고, 몇 시간 뒤에 다시 매도해서 그 이상의 재미를 봤습니다.
그리고 시간 외 거래에서 9,505원 가격으로 50% 다시 매수했습니다.
레버리지 : 수익(이 전에 손해보고 있던 레버리지 여전히 보유 + 추가 매수분)
인버스 : 손절매(-40,000원 손해)
결론은 위와 같습니다. 전 날부터 가지고 있던 레버리지는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인버스 손절매한 금액으로 레버리지를 추가 매수 후, 몇 시간 뒤 매도해서 결국 수익 실현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레버리지를 더 들어가서 현재 레버리지는 60% 정도 보유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월요일에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한 두 달 내로는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오를 거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추가 매수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월요일에 주가가 오르면 보유한 레버리지 매도해서 수익을 보면 되고, 주가가 떨어지면 좀 더 기다리거나 아니면 기회 봐서 인버스를 좀 더 사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겁니다. 여하튼 중요한 건 브렉시트 당일 수익을 봤고, 다시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게다가 추가 매수도 가능한 상황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마무리
그 날 점심은 회사 후배들과 가서 제가 샀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만 주식으로 수익을 보면 주변 사람들한테 일부러 돈을 쓸려고 합니다. 이 것도 나름 제 규칙 중에 하나인데 주변 사람들한테 돈을 사용하면 나중에라도 수익이 더 나는 거 같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도 있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아직도 서툴지만 돈을 목적으로 살고 싶지 않고, 돈을 사용해서 다른 즐거움을 얻는 제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나중에는 좀 더 세련되고, 더 인간적인 형태로 돈을 사용해 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돈에 얽매여 살고 있는 상태라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런 방식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