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찍고, 유럽 or 캐나다로 가기 프로젝트
인천에 사는 저로서는 정말 최근 일주일이 정말 숨 쉬는 거 자체가 괴로운 하루하루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다음 날 다시 눈을 뜰 때까지 보이는 뿌연 하늘을 보면서 이건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성격마저도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가슴도 아픈 거 같았습니다. 정말 120% 진심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 먼지는 저에게 혐오에 대상이었습니다. 히터가 없어서 나무 장작으로 난로를 피던 교실에서는 당연히 창문을 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산란(?)을 통해서 보이는 먼지를 볼 때면 저는 정말 창문을 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창가에 앉으면 무조건 창문을 열었고, 그때마다 친구들은 춥다고 저에게 투덜거렸지만 저는 꿋꿋하게 창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창가에 앉지 않으면 당연히 창문을 열 수는 없었고, 그래서 저는 교실에서는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친구들은 "쟤 또 수신거부한다..."라고 했지만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저 눈에 보이는 먼지를 보면서 마스크 없이 숨을 쉬고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저인데... 지금의 미세먼지는 저에게 정말 사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계속 신경을 쓰다 보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잊고 있던 단어가 생각이 나기에 이르렀습니다.
디지털노마드
퇴사 이전부터 인터넷 기사와 책, 블로그 등을 통해서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을 꾸준히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통해서 디지털 노마드라는 '일과 삶의 스타일'을 알게 되었는데 회사 다니면서 퇴사를 준비 중이었던 저에게 딱 맞는 삶의 방식이었고, 궁극적으로는 이런 스타일로 살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이 단어를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퇴사, 사업 등 제가 하는 모든 결정들이 디지털노마드의 모습으로 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들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의 말도 안 되도록 뿌연 하늘을 보면서 그 단어가 다시 생각이 난 겁니다.
회사를 다닐 때 처음 알게 되었던 이 삶의 방식을 그 당시에 실천하지 못했던 이유는 직장인이었고, 직장인이 아니었어도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습니다.
회사도 다니지 않고, 심지어 요즘 하고 있는 일들의 대부분이 노트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굳이 전국에서 제일 미세먼지가 심한 인천에서 먹고 자면서 참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직장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어느 특정 지역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
가정도 없다.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다.
직장과 가정이 없다는 사실과 온라인을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지금의 제 현실이 이 말도 안 되는 미세먼지를 참고 있을 이유가 없도록 만들어 준 겁니다. 게다가 친척 분 중 한 분의 친 형님께서 캐나다에 정착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다음 날 바로 그 친척 분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친척 분의 형님을 통해서는 캐나다에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알아보면 방법이 생깁니다. 친척 분의 형님은 캐나다에 계시고, 친어머니께서는 현재 제주도에서 혼자 방 네 개짜리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계셨던 겁니다^^
게다가 친척 분은 고령의 친어머니가 혼자서 제주도에 살고 계시는 게 계속 짐이었는데 제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하자마자 좋다고 바로 당신의 어머니께 연락해서 알아봐 주셨고, 최종적으로는 월세 20만 원에 단판을 지어 주셨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인천을 벗어나자고 생각한 지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제주도를 찍고, 캐나다 혹은 프랑스로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캐나다는 친척 분의 지인이 있어서 유리하고, 가기 쉽지는 않겠지만 프랑스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해외로 못 가는 이유는 제가 외국어도 안되는데 연고지도 없이 가면 너무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는 분께 비용을 내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어쨌든 하루 만에 제주도로 바로 가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인천에 벌려 놓은 일들이 있기 때문에 인천에는 주기적으로는 와야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외국도 아니고 비행기로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천보다는 환경이 좋을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수할 수가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건 감수가 아니라 감사해야 될 상황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가서 아니다 싶으면 다시 인천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최대한 빨리 제주도로 갈 겁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제 상황에 고마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