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내가 하는 여러 개의 일 중의 하나일 뿐
퇴사한 후 사업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주식이라는 것도 아는 친구 몇 명이 근래에 저한테 연락을 해왔습니다.
"주식 많이 떨어졌다며?"
"주식 다 파셨어요?"
"더 떨어지면 어떡하려고요..."
"형... 아직도 주식하세요?"
최근 2~3주 동안 코로나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나 주식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과 올인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또! 또! 또!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건 더 말할 필요도 없는 팩트입니다.
저한테 전화해서 위와 같이 말한 친구들한테 답변을 해줬습니다.
"주식 많이 떨어졌다며?"
-> 응! 주식한 이후로 이렇게 떨어지는 건 처음 봐!
"주식 다 파셨어요?"
-> 아뇨... 지금 열심히 줍줍 하고 있어요~
"더 떨어지면 어떡하려고요..."
-> 그럼 더 줍줍 하면 되죠!
지금 이렇게 글을 작성하는 순간에도 "매수 체결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정말 무섭게 떨어집니다. 며칠 전에는 하루에 80포인트 넘게 떨어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이후로도 50포인트씩 막 팍팍 떨어지고 있네요! 어느새 종합주가지수는 1900까지 떨어졌습니다! 제가 주식이라는 것을 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900대였던 적은 몇 번 있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였으니 최소 3년 전이라는 말이고, 정확히는 더 예전일 겁니다. 그때는 당연히 1800~1900대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000이라는 벽을 뚫지 못한다는 인식이 좀 강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신을 차리니 2000을 뚫고, 막 2200, 2300까지 주식이 올라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1800~1900일 때 좀 더 사둘걸....', '삼성전자 주식도 사둘걸...' 하는 생각을 많이들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1800대까지도 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 종합주가지수는 1904네요!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 기분 다르다고, 아 옛날이여... 하면서 과거를 후회하다가 지금 눈 앞의 그 원하던 상황이 펼쳐져 있습니다! 근데 왜 주식을 팔겠습니까? 정말 지금 저는 열심히 줍줍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말 열심히! 대신 제가 브런치에 올린 주식 관련 글들에 써 놓았듯이 철저하게 여러 개의 종목을 한 주씩만 사고 있습니다. 예측? 그런 거 전 할 줄 모릅니다. 소위 고급 정보라는 건 끼리끼리만 알 수 있을 거고, 뉴스에 나온 소식은 다 아는 거고... 그런 걸로 뭘 예측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실적을 예측하고 성장성을 예측한다고 하면 지금은 거의 모든 종목이 폭락하고 있는데 성장성이 있는 회사가 없다는 말일까요? 그럼 말하겠죠... 뭐 단기간에 코로나가 어쩌고 저쩌고.... 장기적으로는 뭐 오를 거다.... 밸루에이션이 어쩌고, 유가가 어쩌고, 중국이 저쩌고, 미국이 어쨌네, 북한이 어쨌네....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결과는 항상 똑같지도 않고... 어쨌든 부족한 제 능력으로는 예측이라는 건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저는 그냥 거래량 많고, 차트가 제 마음에 들면, 철저하게 기계적으로 한 주씩 거래합니다. 이번에 코로나 거치면서 보유한 종목수만 또 거의 50개 정도 늘어났을 듯싶네요. 한 주씩 사니 뭐 50개, 100개 종목 보유 못할 이유가 없죠!
와~ 1902네요! 오늘 1900 붕괴될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들이 나타나면 매수 혹은 매도할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 일주일 사이 평소보다 매수 금액이 확연히 많이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한주씩 매수하고, 자연스레 올인은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더 폭락해도 저는 더 줍줍 할 수 있습니다. 내 잔고가 0이 되던가 아니면 나라가 망하든가 아니면 나라는 망하지 않지만 정말 잔고가 바닥을 쳐서 더 매수할 수 없거나... 그런데 정 말고 제 잔고가 바닥을 친다면 그건 종합주가지수가 거의 IMF 때 수준으로 가야지만 가능할 겁니다. 제 잔고가 풍족하다는 게 아니고, 한주씩 거래하기 때문에 아무리 하루에 많이 매수해도 평균적으로 일 거래 금액은 20~30만 원 정도 일 뿐입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들어가기는 합니다. 저는 월급이 없는 개인 사업자이고, 전업 투자자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류, 온라인 판매, 프로그램 개발, 외주, IT 강의 등 이것저것 제 일을 하면서 소소한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업"중의 하나가 주식입니다. 어떤 일이든 돈이 들어가면 수익 혹은 손해가 발생합니다. 손해가 무서워 돈을 사용하지 않으면 수익도 없습니다.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고, 위험은 피할 수 없습니다. 주식도 다른 일들처럼 수익이 날 때도 있고, 손해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뭔가 하나가 잘 안되면 다른 곳이 의외로 잘되기도 합니다. 투자가 아닌 사업에서도 올인을 하지 않은 덕을 보고 있는 겁니다. 투자만 분산하는 게 아니고 사업도 분산하니 코로나 같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네요
코로나 때문에 주식이라는 제 일에서는 위기가 찾아와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위와 같이 다른 일들은 평소처럼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제가 운영하는 공유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 중의 한 분께서 자리를 빼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웨딩사진 촬영을 하시는 분인데 당연히 일이 없을 겁니다. 종종 그분이랑 대화하면서 크몽이나 탈잉처럼 1:1 레슨 형식으로도 수입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하시니 사진 관련 레슨을 하신다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소소하겠지만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결국 사진 촬영 일은 그만하시고 다른 일을 하시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옳다 맞다 진리다!라는 말을 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니고, 브런치에는 애초에 제가 하는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려고 개설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겪고, 생각하고, 나름 뭔가 배워 가는 것들을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겁니다. 솔직히 주식 말고 다른 일에서도 코로나 영향이 있고, 쓰고 싶은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 진행형인 주식시장 폭락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계속 매수를 하면 투자금은 결국 늘어나고, 어쩌면 제가 더 이상 버티질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근데 뭐 그렇게 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투자라는 게 그런 거니깐요. 투자하면서 원금이 무조건 보전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모순된 생각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버티고 또 버티다 보면 좋거나 혹은 나쁜 결과가 나오겠죠.
제가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에 주문이 들어왔다고 문자가 왔네요. 제가 바라는 건 이런 겁니다. 뭔가를 하고 있지만 지금 하지 않고 있는 다른 곳에서도 뭔가가 돌아가고 있는 거. 지금 저는 주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 온라인 구매를 하신 분께 잘 받았다는 문자를 받고, 홍콩에서는 물건이 도착했다고 홍콩 물류 사장님께 연락이 오고, 온라인에서는 누군지 모르는 어떤 분께서 제가 예전에 올려놓은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주문을 넣어주십니다. 그리고 이거 말고도 지금도 이것저것 열심히 뭔가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단지 지금 저는 주식 일을 하고 있고, 오후 3:30분이 지나서 주식시장이 폐장하면 저는 또 다른 일을 할 겁니다. 글을 올리고 나면 해외직구 홈페이지(geek9.kr) 개발 작업을 해야 됩니다. 정말 너무 많이 부족하지만 어쨌든 제가 하는 일의 도움이 되고 특히나 제 단골 분들께는 더 도움이 되는 사이트입니다! 중요한 건 이 홈페이지도 지금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의 사진은 개발 일을 해보시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뭔지 알기 어려우실 겁니다! 그냥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누군가 제 홈페이지에서 상품 조회를 하면 그 조회한 내역이 기록되는 데 그 기록된 파일을 열어서 캡처한 겁니다. 어떤 분이 어떤 상품을 조회했고, 그 상품의 주소와 가격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주식 계속 하락만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반등할지는 제 능력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있는 일들 계속 유지하고 확장하면서 주식도 그저 평소대로 매수도 하고 매도도 하는 겁니다. 내일 또 폭락하면 또 줍줍 하고, 상승하면 일부 매도할 수 있는 종목들이 나타나기도 하겠지만 최근에 너무 폭락해서 당분간은 매도할 종목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 있습니다. 왜? 저는 700~800개 가까운 종목을 가지고 있는데 그 종목들이 100% 다 하락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중에는 소소하게 상승하는 종목도 있고, 오히려 이 위기가 기회가 되는 회사들은 상한가를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폭락을 하거나 상승을 해도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않고, 다른 거 신경 쓰기 바쁠 때가 더 많습니다. 그저 평소대로 하면서 소소한 수익을 노려볼 뿐입니다.
오늘 주식시장은 가까스로 1900은 지켰네요~!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