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700?
정말 무시무시한 3월입니다! 다 필요 없고, 실제 제 투자손익 금액입니다. 800만 원이라는 돈이 저에게는 절대 작은 돈이 아니지만 얼마를 투자해서 저만큼의 손해를 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겁니다. 수십억 원을 투자해서 지금 상황에서 800만 원 손해라면 투자를 정말 잘한 것이겠지만 몇 천만 원 투자해서 손해가 800만 원이라면 지옥에서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일 겁니다. 브런치에 작성한 주식 관련 글들을 처음부터 보신다면 제가 그렇게 큰 액수로 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 건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다행히 반토막은 면한 상황입니다.
스스로 위안을 얻기 위해 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800만 원 손해이지만 저 손해 금액에서 300만 원은 빼야 됩니다. 왜냐하면 3년 가까이 수백 개의 종목을 한주씩 거래를 하다 보니 그동안 3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즉 제가 실제로 증권계좌에 입금한 금액 기준으로 하면 현재 제 손해액은 500만 원 정도 되는 겁니다. 실제 손해금은 물론 손해 비율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수익률은 -25% 정도 됩니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결론을 내릴 겁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투자 방식이 나한테 잘 맞는구나!
저번 주 금요일에는 친구 이사를 도와줬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1700이 깨졌던 당일에는 HTS를 한 번도 실행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이 되어서야 숨죽이며 HTS에 로그인을 했습니다. 솔직히 1,000만 원 정도 손해가 발생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접속을 했을 때는 투자손익 금액이 -600만 원이었습니다. 어라? 떨어진 거에 비해서 약하네??? 물론 그 후에 더 떨어져서 위에 보시는 것처럼 -800만 원까지 손해금액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했던 -1,000만 원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저는 모든 보유 종목을 매도를 해서 800만 원의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수치상으로만 800만 원 손해인 거지 수백 개의 모든 주식을 각각 10주 미만으로 계속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단 한 푼도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직도 더 매수할 수 있는 현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평소처럼 열심히 한주 씩 줍줍 했습니다.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하락할지도 모르겠고, 제가 가지고 있는 현금이 무한하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 투자한 금액만큼은 더 들어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7월 올림픽도 하네 마네 하는 시국에 그때까지도 제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종합주가지수 1700입니다!
솔직히 제가 주식을 대학생 때부터 했는데 종합주가지수가 1800이었던 적은 기억에 있지만 1700이었던 적은 기억에 없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는 종합주가지수가 1700인 것을 처음 경험하고 있는 겁니다. IMF 때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500까지 갔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지만 정말 비현실적인 수치입니다. 그런데 그만큼은 아니지만 1700이라는 수치도 저에게는 정말 어색합니다. 2000년대에도 아무리 떨어져도 1800은 넘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2020년인데... 지금의 종합주가지수는 최소 20년 전의 상황보다도 못한 겁니다. 게다가 저번 주에는 1600대까지도 갔었다고 하니... 어... 그런데 나는 현금이 있네?
예전에 투자할 때는 이러지 못했습니다. 정작 투자해야 될 타이밍에는 현금이 없었습니다.
'아... 지금 이렇게 떨어져 있는데 더 투자할 수가 없다니...'
'저렇게나 가격이 떨어졌는데...'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당연히 아래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아 그때 진짜 가격이 쌌던 건데...'
'그때 막 사놓았어야 했는데...'
1700이 바닥인지 아닌지는 전 당연히 모릅니다.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저는 그냥 제 기준에 맞게 한주씩 거래할 뿐이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종합주가지수가 1700인 상황에서도 평소처럼 주식 거래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지금 제가 하는 투자 방식은 적어도 저한테는 성공적입니다.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보통 이런 폭락장에서 매수를 하려고 하면 더 떨어질 거 같은 걱정, 이게 바닥이 아니라는 불안감 때문에 쉽게 투자금을 늘리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손절을 합니다. 이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제 투자 논리는 이렇습니다. 상승할 때만 투자할 수도 없고, 바닥에서만 매수를 할 수가 없습니다. 바닥을 알 수 있으면 누구나 투자를 할 겁니다. 항상 수익이 나야 하고, 손해가 나면 무조건 손절을 할 거라면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손절을 잘하는 게 투자를 잘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손절을 하면 또 언제 들어가냐입니다. 또 들어가려고 하면 또다시 이게 바닥인지, 더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에 쉽게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저는 주식 투자로 인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고, 고민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고민을 해서 해결을 할 수 있는 문제라면 당연히 고민을 하겠지만 적어도 제 능력으로는 고민해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주식 투자입니다. 저는 폭락을 하면 폭락하는 데로, 상승을 하면 상승하는 데로 정신적인 스트레스 없이 그냥 일관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대폭락 장에서도 어떠한 불안감이나 스트레스 없이 투자 이외의 일들을 이렇게 계속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 폭락장을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게 아니라 소소하고, 꾸준하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투자 행위를 계속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굉장히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이렇게 실제로 손해 금액을 캡처해서 올리는 이유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말들이 객기 일지 아니면 나중에도 유효한 말일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입니다. 그냥 제 상황에 대해서 저 혼자 굉장히 흥미진진해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