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고 눈에 보이는 걸로만 평가되는 내 사
나의 외형을 꾸미는 것도 능력이고, 사업입니다. 첫인상이 사업/사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도 합니다. 그 말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어도, 사업 자체가 별로여도 외형을 잘 꾸미면 나와 내 사업 기준으로는 성공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걸 좀 꼬아서 이야기한다면 나와 내 사업은 성공이겠지만 상대방은 사기를 당하는 거겠죠. 뭐든 밝음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것이니 이것도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제가 개인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한 명의 사람으로서 또 사업자로서는 외형과 첫인상에 의해 나의 혹은 어떤 이의 사업이 판단되는 건 무조건 맞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는 데 왜 나이를 물어보고, 학벌을 물어보는지, 또 성별이나 장애 여부는 왜 고려를 하는지, 인종이나 연고지는 왜 따지고, 넥타이와 슈트, 와이셔츠의 끝이 살짝 보이는지 여부, 시계는 왜 보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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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형을 꾸미거나 좋은 첫인상을 주는 면에서 저는 최악의 개인이고, 사업자입니다. 내가 잘하는 거나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이런 것들은 그냥 무시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에서 말한 기준들에 의해 주변의 평가는 물론 개인의 삶, 사업의 실적도 나빠지는 것도 당연한 거겠죠. 계속 나이를 먹고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현재의 상황이 어려워서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이런 생각까지 미치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서 나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언행 등 여러 방식으로 저한테 확확 와닿는 거죠. 어쩌면 주변은 그대로이고 저 혼자 청승 떨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다는 거고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도 그런 게 많이 보인다는 거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건 착각일 수 있겠지만 보이는 것들은 현실이고, 사실이니까요. 어리다는 이유로 영업 간 회사에서 꼰대 짓을 당하고 온 대표 이야기, 사무실이 서울에 없다는 이유로 멀쩡한 사무실 멀쩡히 두고 가상 오피스로 주소지를 옮긴 이야기, 대표가 여자이면 지원 사업에서 더 유리한 정부의 사업, 대놓고 차별하는 사법부...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더 엉뚱한 이야기가 나올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렵니다.
확실히 제가 나이를 먹은 겁니다. 예전에는 그러든 말든 그냥 내 길 갔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걸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퇴사한 이후로 뭔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상태로 일을 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그냥 나이 먹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제 책을 읽다가 ADHD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과에 가야 진단받을 수 있는 병인데 이 병의 증상이 책에 20개 나와 있었는데 대부분이 제 상황과 일치했다는 거... 이 이야기는 나중에...)
친구가 나를 걱정해 주고, 안타깝다고 위로해 주는 말을 해주네,
나보다 상황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나를 자기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모임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늘어나고,
어른들은 대놓고 도와주려고 하고,
약속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변경하고...
음... 너무 없이 보이게 살고 있나... 귀찮기도 하고,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건데 결혼도 하지 못한 곧 40대를 바라보는 남자라는 상황에서 내가 그렇게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 짜증? 억울함? 같은 것들이 샘솟고 있는 거 같습니다. 뭐 그래봤자 내 일상에 어떤 큰 변화는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 일상에서 고민 포인트가 늘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최근 상황이 썩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니 주변의 평가가 100%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고...
결국 내가 잘 되어서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수밖에는 없네요. 뭐 이 생각은 예전부터 하던 생각이기는 합니다. 단지 아직도 그렇게 하지 못한 제 잘못이 크네요.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나를 도와주려고 하고, 위로해 주고,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나을 게 없다 보니 내가 뭐라 한들 설득력이 떨어지니까요... 그렇다고 허세를 떨거나 내 주제에 맞지도 않는 사치를 부리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굳이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내가 말을 하지도 않아도 절대적인 내 상황이나 보이는 것들이 내가 맞다는 걸 증명하게 만들어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