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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Nov 05. 2016

역린 - 온 정성을 다해라

같은 대상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회사에서 저희 팀 자체적으로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팀 인원들의 각자의 상황과 일정, 앞으로의 계획을 한 사람 당 한 시간씩 발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팀 프로젝트의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부적으로 진행 정도가 너무 더디고, 저의 경우 일에 집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워크샵을 가지게 된 걸로 생각하고 있었고, 아마도 제 생각이 맞을 겁니다. 어찌 보면 저희 팀에서 제가 제일 문제인 거 같습니다. 회사와 앞으로의 제 계획, 그리고 퇴사 시점 등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제 눈 앞에 있는 현재의 제 일에 집중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회사 프로젝트는 이미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나가야 된다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지금 하는 일은 마무리를 해야 된다는 생각... 등등 지금 저는 너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뭐 하나 분명한 것이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저는 저희 팀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고, 아마 저희 팀장님도 알고 계실 겁니다. 이때 워크샵을 가지게 된 겁니다. 

역린 중...

워크샵을 가졌고 8명의 인원이 한 시간씩 발표하면서 길고 긴 워크샵이 끝났을 때 팀장님께서 역린의 일부 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전 본 적이 없는 영화지만 보신 분들은 위의 상황을 아실 것이고 무슨 내용인지도 아실 겁니다. 저는 위의 영상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 생각

영화의 내용을 모르고 대사도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왕이 변하지 않고 옛것만을 선호하는 노신들을 꾸짖고 있고, 그 노신들이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신하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왕이 보여주면서 노신들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제 후배들이 일을 열심히 하면서 위로 치고 올라오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저보다 훨씬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정체되어 있고, 그 와중에 일에도 집중을 못하고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 위의 영상을 보면서 위와 같이 생각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다음 날 팀장님과 맥주 한잔 하면서 어제의 워크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제가 영상을 보면서 생각한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팀장님 생각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든 그렇지 않든 크든 작든 최선을 다해서 하라는 의미에서 영상을 보여주신 거라고 했습니다. 저처럼 생각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하였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같은 영상을 서로 다른 기준에서 현 상황에 투영을 한 겁니다. 어쨌든 결국 저는 제가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았고, 실제로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제 스스로 찔렸던 겁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듯이요...

오늘 팀장님께서 보여주셨던 영상을 찾아서 내용까지 제대로 들어봤습니다. 영상에 제목부터가 온 정성을 다해라 였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핵심은 아래의 내용이었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베어 나오고 

겉에 베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을 보니 팀장님이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겠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 영상을 보고 다른 의도로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혼자 제 잘못/무능함을 자백한 꼴이 되어 버린 겁니다. 후배들이 치고 오는 걸 알면서도 긴장하지 않고 평소대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겁니다. 남이 어떻게 보든 저에 대해서는 분명 확실한 목표가 있고, 나름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의 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거 같습니다. 게다가 지금 현재의 제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제가 틀린 겁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거에 대해서도 참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어떠한 확실한 결정을 안 하고 그저 현실을 벗어날 방법만을 찾았던 거 같습니다. 그게 마냥 틀린 것만은 아닐 겁니다. 변화가 나쁜 건 아니니깐요... 하지만 현재의 이렇게 충실하지 못한 거는 나쁜 거고 잘못된 겁니다. 왜 계속 현재보다 내일, 모래, 미래만을 생각하면서 살고 계속 안으로 위축되고 힘들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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