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인생의 무게를 나눠지려 하나요

by 소소담

임경선 님의 개인주의 인생상담 이라는 오디오 클립을 늦게 알아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과거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연인에 대한 상처를 이야기하는 사람의 사연을 듣고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한, 소화시키지 못한 자신의 콤플렉스를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받아들여달라고 하는 것은 조금 너무한 것 같습니다. 남자분이 그걸 품어준다고 해서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우선 그건 내 문젭니다”

라는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물론 사연자가 겪은 허물이나 과거는 아니지만,


저 또한 스스로도 감당하기 벅찬,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과거를,

사랑한다는 사람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이해받으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대부분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나에게는 아직도 뜨겁게 데인 상처인데,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지? 합니다.

이건 전혀 원망의 말이 아닙니다.


원망이나 배신감, 목구멍이 뜨거운 울음으로 혼자 잠 못 이룰 때도 물론 있었습니다만,

나는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나는 나를 온전히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경우는 나의 착각이나 오해였더라도,

굳이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에게 벌어진 이 일을

어쩌면 이 사람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자기 상처처럼 아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면서

굳이 나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면서까지

밖으로 꺼내온 것 같습니다.


바보 같은 모습이지요.

상처는 아물기 전에는 드러낼수록 따갑습니다.

소독하고 봉합하고 아물기까지 오래도록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나는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이 연고가 되어 다친 마음에 발라지기를

바랬고, 어리석게도 또 바라고 있습니다.


아마 나에게는

무거움을 같이 드는 것이 그래도 사랑이 아닌가 하는 오랜 미련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책임지지 못했던 무거움,

내가 내려놓았던 무거움으로 사라졌던 그에 대한 미안함 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반복돼도

나는 그 무게를 다시 감당하기엔 약할 것입니다.

내 무게를 감당할 다른 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스로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자,

오늘도 한번 더 소리 내어 외워보곤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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