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담 Aug 29. 2021

예의 바르게 멀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토이 - 길에서 만나다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이 아니었을까요,

토이의 길에서 만나다 라는 곡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길에서 헤어진 여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존댓말을 쓰더라고요.

그렇게 가까웠던 사람인데…’


그때의 설명하기 어려운, 멀어지는 감정들이

그 노래에 아주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예의 바르고 긴 글자들이 켜켜이 쌓여 가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건네는 말은 예쁘고 다정하고 건드릴 부분 하나 없이 완벽하게 상냥합니다. 언제나 멀리서 나를 응원하겠다는 그 친절한 말 앞에서 외려 나의 맥이 힘없이 턱 풀려버립니다. 심어 놓은 한 글자 한 글자의 친절함과 예의 바름이 그만큼 거리를 한 걸음 두 걸음 멀어지게 한다면, 무슨 마음인지 전해지려나요?


아이유의 이런 엔딩에도 비슷한 가사가 있었지요. ‘진심으로 빌게. 더는 더 행복할 자격이 있어’ 그 노래에서 그 말을 듣던 사람은 그런 말은 제발 하지 말라고, 어떤 맘을 준 건지 너는 모를 거라며, 들리지 않을 마음을 읊조리고 있지요.


그들은 아마도 이제야 진짜 이별을 하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이토록 예의 바르게. 한치의 부족함도 없이.


매거진의 이전글 이별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