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파리
나 :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프랑스로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어때?
어린이 : 잘 다녀와~
나 : 넌 안 갈 거야? 네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나라를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린이 : 글쎄... 별로?
나 : 학교에서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 보던 루브르 박물관도 가고, 네가 좋아하는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에도 가고...
어린이 : (혹) 갈래!!
나 : (계속 미끼 투척) 베르사유 궁전은 어때? 지난 학기에 태양왕 루이 14세가 궁전으로 만들었대.
어린이 : (잘난 척) 알아. 벌써 배웠어.
나 : 프랑스로 돌아간 네 친구 틸도 만나야지. 파리에서 슬립오버. 멋지지 않니?(최후의 일격)
어린이 : 그래서 언제 갈 거야?
나 : 지금부터 프랑스 여행을 위해 돈을 모아야지.
어린이 : 그건 엄마랑 아빠가 모아. 난 돈을 안 벌잖아.
나 : 너도 네 용돈을 모으면 될 것 같은데... 사고 싶은 거 덜 사고.
어린이 : 음... 알겠어.
"공부해! 공부해!"
이 말보다 더 좋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프랑스 여행을 계획해보기로 했다. 학교를 다니는 생각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하고 싶은 꿈을 찾게 되지는 않을까.
학교에서만 쓰던 언어가 프랑스에서 자유자재로 통한다는 걸 아는 즐거움과 짜릿함을 선물하고 싶다.
사실은 다 핑계다. 이런 핑계 삼아 가는 여행일 뿐이다.
아무튼, 파리.
당장 프랑스 여행 기금 마련 저금통을 만들어야겠다. 여행 경비를 준비하며 경제 공부도 되었으면 한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다 보니 간절히 전 세계의 안녕과 물가 안정을 기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