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어린이 : 엄마, 엄마는 둘째잖아. 힘든 거 없었어?
나 : 어휴~ 많지...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 낀 둘째의 설움)
어린이 : 내가 어디서 봤는데, 그 사람도 둘째라서 힘들었대.
나 : 그래?
어린이 : 치킨을 시키면 닭다리는 첫째랑 동생이 먹었대. 자기는 닭날개 먹었대.
나 : (슬픈 음악이 흐른다) 엄마는 닭날개도 못 먹었어.
어린이 : 왜?
나 : 그건 우리 아빠가 드셨거든.
어린이 : 난 외동이라 정말 좋아.
나 : 그러게. 넌 닭다리 두 개 다 혼자 먹잖아.
어린이 : 응. 그리고 나중에 엄마 아빠 재산도 다 내 거잖아.
나 : 안타깝게도... 너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어. 넌 네가 벌어서 살아야 돼.
어린이 : (실망 가득) 엄마,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지금부터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하면.
어린이에게 공부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을까?
등교 전 아침밥을 먹으면서 나누었던 이 대화가 오늘 하루 아이가 공부할 에너지가 되었으면 한다.
엄마 아빠의 재산을 노리지 마라. 없다.
오늘 아침의 대화 덕분에 우리 집 철학이 하나 더 생겼다.
지금도 나는 닭다리를 안 먹는다. 어렸을 못 먹어봐서였을까? 여전히 닭다리가 맛있는 것을 모르겠으니 흔쾌히 아이에게 닭다리를 내어준다. 나는 닭가슴살이 제일 맛있다.
문득 물어보고 싶다. "엄마, 엄마는 정말 닭목이 제일 맛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