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감과 뿌듯함 사이
운동 PT를 받기 시작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다.
뭐든 내 생활 안에서는 시작이 소소하다.
두 번 받아본 PT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다. 날마다 운동하러 간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세상에서 어떤 몸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일까. 안 움직이는 몸을 움직이느라 숨이 꼴딱 꼴딱 넘어갈 것 같고, 내 팔다리가 이렇게까지 말을 안 들었나 싶을 만큼 좌절감이 몰려온다. 그 동안 이 나약한 팔다리로 어떻게 걸어다니고 일했나 싶다.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동작들을 하고 있으니 내 몸도 꽤나 놀랐을 거다.
그런데, 말 그대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은 좋다. 오전 내내 다리도 후들거리고, 팔도 떨리고, 오후에는 피로감이 쏟아지지만 그래도 이상하게좋다. 다음 PT가 기다려질만큼 좋은 건 아니지만, 일단 오늘은 성공했다는 자신감, 평생 써본 적 없는 근육을 마침내 써보는 인생의 날이 왔구나 싶은 생각에 묘하게 뿌듯한 하루다.
또다시 온몸이 뻐근해져 오는 걸 보니 내일도 근육통에 시달릴 게 뻔하지만, 영광의 흔적으로 생각하며 끙끙거려야겠다.
비우기 프로젝트도 100일, PT도 주 1회 10번이니 딱 100일 정도다.
그 때까지 파이팅이다.
시간이 쌓이다 보면, 삶에도 '근육' 같은 것이 붙지 않을까? 근육질 마음은 얼마나 단단할까.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는 소소한 꿈을 가져 본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아이가 크면 같이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는 것. 그 때 많이 걸어다니면서 보려면 무릎이 건강해야 한다.
"난 어른이 되면 돈 벌어서 엄마 아빠 데리고 여행 가고 싶어.
내가 엄마 아빠 여행 시켜줄거야.
녀석, 오늘따라 마음이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