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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 Jun 13. 2021

비 오는 날 오토바이 타기

날씨를 잘 체크하자


분명히 그랩(Grab) 바이크를 부를 때까지는 날씨가 괜찮았다. 멀리 랜드마크도 선명하게 보였단 말이다. 바이크를 기다리면서 뭔가 모르게 찜찜함은 있었지만, 괜한 걱정이려니 싶었다.


바이크를 타자마자 저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1분 전까지도 선명하게 보이던 랜드마크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가까운 거리여서 먹구름보다 먼저 도착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생각했다.

괜찮아.
고글 달린 헬멧도 썼겠다.
바람막이도 입었겠다...
바지 정도는 젖어도 금방 도착할 테니...
이 정도면 비가 와도 문제없을 거야.


다 틀렸다.

절반도 가지 못했을 때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던 오토바이를 세워 기사 아저씨가 준 우비를 입었지만, 달리는 내내 말 그대로 쫄딱 젖었다.


믿고 있던 바람막이 재킷도 문제였다. 바람막이 기능은 있을지언정, 방수 기능은 는 정체불명의 재킷이었다. 비에 몸에 달라붙어버린 재킷 때문에 비를 맞는 와중에도 어이가 없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기사 아저씨의 방수 재킷에 빗물이 또르르 흘러내리는 것과 비교를 하니  어이가 없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비를 체크 못하고 바이크를 부른 것을 탓할 겨를도 없이 재킷 때문에 혼자 계속 바보처럼 웃기만 했다. 웃다 보니 실수한 나를 탓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다행히도.


그래도 앞으로는 안전을 위해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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