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굴러간다

태국 힐링 여행

by 소소

지난 1월 다녀왔던 태국 여행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방끄라짜오를 꼽을 것이다. 방끄라짜오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여행하기를 좋아하던 내가, 호스텔에서 뒹굴거리다 찾아낸 보물섬과 같은 곳이었다. 방콕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공원 같은 곳이었지만, 사람들(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곳이라는 것은 알아냈는데,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

겨우겨우 알아내서 찾은 정보들을 가지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바디랭귀지를 동원해가며 가는 길을 설명했다. 처음엔 내가 찾은 지도상의 길과 다른 곳으로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걱정했다. 우리의 처음 계획은 배 타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가고, 수상택시를 타고 이곳까지 들어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불안을 참지 못하고 택시기사 아저씨께 여쭤보니 방끄라짜오까지 육로로 갈 수 있다고 했다.(아마 구글 지도상 위치를 보고 대략적인 가는 길을 파악하셨던 것 같다.) 우린 택시기사 아저씨를 믿어보기로 했다. 재밌는 것은 택시 기사 아저씨도 이곳은 처음이었는지 거의 다 와서 헤매셨다.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로컬들에게 어딘지 물어보셨다.

그렇게 찾아간 방끄라짜오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렇게 예쁜 곳을 왜 사람들이 잘 안 오는지도 신기했다. 도착하자마자 빌린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누볐던 우리는 이곳에서 개미떼와 커다란 도마뱀, 갖가지 열대 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 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녔던 커다란 도마뱀

꽤 규모가 큰 이 공원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 생각보다 빠르게 돌 수 있다. 사진 찍고, 구경하고,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다 보면 어느새 시간도 훌쩍 가버린다.


이 곳을 알게 되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느낀 건데, 사람은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면 어찌어찌 다 된다는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곳을 찾아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사실 갈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그렇지만 일단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자, 어찌어찌 일이 굴러갔다. 이 곳은 빠져나올 때도 문제였는데, 택시가 다니지 않는 곳이라 나갈 때가 더 문제였다. 문제는 그 사실을 택시 타고 방끄라짜오에 들어가는 길에 깨달았다. 들어가는 길목 자체에 사람도, 택시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택시기사 아저씨가 돌아갈 때도 자기 택시를 타지 않을 것이냐고 먼저 제안했다. 그것도 우리를 기다리는 동안의 비용은 별도로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아마도 거리가 멀었던 만큼, 한두 시간 정도 기다려도 아저씨에게 이익이었던 모양이다. 때문에 우리는 돌아가는 길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 택시기사 아저씨가 우리에게 그런 제안을 먼저 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어찌어찌 굴러갔을 것 같다. 어찌어찌 어려움을 겪더라도 숙소에 무사히 돌아왔을 것이다.


어찌어찌 굴러가는 이 법칙은 이 후의 여행에서도, 나의 일상에서도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보물섬 방끄라짜오에서, 자전거 타고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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