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폴리오 No.1
알베르 카뮈, 중학교때부터 대학교때까지 필독도서에 늘 랭크되어 있던 작가였다. 그렇지만 단 한번도 그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필독도서는 무늬만 필독도서인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수많은 고전들과 꼭 읽어봐야 한다는 책들은 범접하기 쉬운 부류가 아니었고 이방인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방인은 조금 독특한 점이 있었다. 처음 책을 빌렸을 때, 생각보다 얇은 책 두께가 날 안심시켰다. 두번째는 내가 여지껏 접해왔던 몇 안되는 고전들 중 가독성이 가장 뛰어났다. 그러나 그 뿐, 내용은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려운 내용은 고전의 필수 조건일지도 모른다.)
이방인의 주인공은 보고 있노라면, 그는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여타의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체계를 가졌음은 매우 분명하다. 감옥에 가는 것에 대해 그다지 두려워 하지 않았다는 점. 어머니의 죽음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는 점. 사랑이란 것은 모르는 것 처럼 보이며 단지 정욕에 충실할 뿐이라는 점, 그의 살인에는 검사가 말했던 것과 같은 "인과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그렇다. 어찌 보면 감정체계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그는 스스로가 만들었든,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철저하게 사회내에서 이방인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기도 좀 그런 것이 '이상하다'의 기준은 단순히 '다수'의 논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말인 즉, 사이코패스의 세상에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이 되며, 우리가 '이방인'이 될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그가 이방인인지, 우리가 이방인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나도 그와 같이 철저하게 이방인(전자-'그'가 '이방인'일 경우의 이방인)이었던 적이 있었는가? 라고 묻는 다면, 명확하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두의 동의를 받지는 않더라도 한 두명은 꼭 나의 의견에 동의하게 만들거나, 나에 대한 공감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다수에 묻어가는 무던한 사람은 아니다. 어느 순간에는 뾰족 튀어나온 소수의 사람이 될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런 순간에도 난 이방인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뾰족 튀어나온 순간에서 조차 누군가의 공감을 갈망하고 동의를 원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난 단 한번도 이방인('그'가 '이방인'일 경우의 이방인)이었던 적이 없었는가? 라고 묻는 다면 또 그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의 사고 체계와 가치관은 이 지구상에 나 혼자만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나와 다를 수 밖에 없다. 고로 우리는 모두가 모두에게 '이방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