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에서의 추억

프랑스에서의 한 달

by 소소

프랑스 남부를 돌고 파리로 들어섰을 때의 날씨는 너무 추웠다. 뜨거운 햇살 때문에 발이 시커멓게 타버린 나를 당황하게 만들정도였다. 기모로 안감이 들어간 후드집업을 입고 돌아다녔는데도 추웠다. 그렇게 한 2-3일을 춥게 돌아다녔는데, 베르사유에 가는 날 부터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남부에서 만났던 그 날씨였다. 문제는 베르사유 궁전 내부는 그늘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는 점이다. 거기에다 어딜가나 줄을 서야 하는데, 그 뙤약볕 아래에서 줄서기는 너무 고통이었다.

뜨거웠지만 아름다웠던 베르사유궁전 정원

그렇게 땡볕에서 한참을 돌아다니던 우리는 시원한 젤라또와 함께 조금 쉬어보자고 했다. 미리 가져온 천쪼가리를 펼쳐놓고 더위에 지친 우리는 잔디밭에 철푸덕 앉아 젤라또를 폭풍흡입했더랬다.

그렇게 젤라또를 폭풍흡입하고 나니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잔디밭 곳곳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사람들, 잔디밭 너머 호수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 그 호수 너머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 그렇게 앉은자리에서 사람만 구경해도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 재미있는 구경을 그냥 구경으로 끝내기에 아쉬워서 그림으로 담아보았다. 늘 느끼는 것인데 사람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포즈를 바꾸는 순간, 어김없이 멘붕.. 그렇지만 그리고 나면 가장 뿌듯함을 느낄 때가 인물을 그리고 난 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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