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비우기 3일 차

5월 연휴기간 단식일기.

by 소소행복

냄새에 민감해졌다.

배고픔은 아직 남아있다.

단식 3일 차 55시간 정도 지난 시간.

뱃살이 빠진 게 눈에 보이고..

(늘어진 살일지라도)

손가락 부기가 빠져서 기분이 좋다. 트레이닝 바지가 조금 남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어젯밤 두통이 심해서 소금 한 꼬집을 먹고 일찍 잠에 들었다.


어제 2만보 넘게 걸었다. 날씨가 좋아서 수변으로 걷다가 멀리 더 멀리 가고 싶어서 계속 걸었다.


걸으면서 역시나 생각이 많아지더라.


퇴직하고 7년 동안 내가 해 놓은 것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들은 찾았나. 역시나 그것도 아니다.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도전을 시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시들해졌다.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없으니 꾸준히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고비가 왔을 때 쉬운 길을 택한 내 탓이기도 하다.


결혼 후 힘들었던 젊은 날의 보상이라도 받듯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지금 무언가를 시작해도 두려운 것 하나는. 조금만 힘들어져도 내가 포기할까 봐. 이제 나이까지 꽉꽉 들어찬 50이 다 된 아줌마가 할 수 있는 일도 한정적인데. 이렇게 약해빠진 정신력으로 잘 헤쳐나갈지 의문이다.


어렵던 젊은 날에는 이런저런 거 재지 않고 무조건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했었는데. 지금은 시작 전부터 항상 고민이 많아진다. 그래서 시작도 하기가 두려워진다.


그냥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청소로 생각을 비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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